<한국 영화> 피에타
현재 서울에서 개봉되어 상영중인 한국영화 <피에타>가 지난 9월 9일 칸, 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네치아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하여 각광을 받고 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의 수상소식을 전하면서 한국언론들은 '기적'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첫번째 이유는 한국상업영화 평균 제작비(40억원)의 40분의 1인 1억여원의 제작비만 들여 제작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본격적인 영화수업을 받은 적도 없고 경험도 많지 않아 ‘아마추어’감독으로 불리며 한국영화계에서는 ‘아웃사이더’로 따돌림을 받고 한국의 관객들 역시 외면해온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피에타’가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3대 세계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은데에는 나름대로 세계적인 영화평론가들의 날카로운 눈을 끄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듯 하다. 평론가들은 김 감독의 작품들이 섬뜻하리만큼 충격적인 장면들과 통념을 깨는 인물설정 그리고 극한적인 상황으로 그들을 끌고가면서 구원이라고 표현하는 실존의 문제를 물고 늘어진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거친 표현이나 극단적인 내용 그리고 깊은 사색을 강요하는 영화에 일반 관중들이 외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만 평론가들은 “한국보다 영화를 폭넓게 수용하는 유럽에서 김 감독 영화에 열광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표현 수위가 비교적 자유로운 데다 ‘새로운 영화’에 큰 매력을 느끼는 유럽 영화계에 극단적인 주제나 표현이 담긴 김기덕 영화는 줄곧 신선함으로 다가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김 감독 영화에 담긴 동양적인 정서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김기덕 감독의 18번째 작품인 ‘피에타’는 돈 때문에 인간성이 상실되어 가는 인간상황을 그려가면서 상투적이 아닌 나름대로의 구원을 추구하는 영화다.
그의 18번째 영화 '피에타'(감독 김기덕, 제작 김기덕 필름) 역시 죄와 구원에 대한 김기덕 식 탐구의 또 하나의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피에타'는 악마 같은 남자 '강도'(이정진 분) 앞에 어느 날 엄마라는 '여자'(조민수 분)가 찾아와 두 남녀가 겪게 되는 혼란, 그리고 점차 드러나는 잔인한 비극을 그린 작품이다.
‘피에타’의 주인공 ‘강도’는 사채를 쓴 채무자들의 돈을 끔찍한 방법으로 받아내는 쓰레기 같은 인물이다. 그는 어느날 엄마라고 찾아온 여자에게도 폭력과 폭언을 행사한다. 강도가 채무자들에게 해를 끼치는 방식의 잔인함은 물론이고, 모성을 부인하는 가운데 근친상간, 인육 섭취 등의 충격적인 설정도 사용하면서 감독은 ‘강도’의 악마성을 여지없이 들어낸다. ‘강도’를 괴물로 만든데에는 정서적인 결핍이 큰 요인이었다. 돈, 가족, 사랑 등 무엇하나 제대로 가져본 적이 없는 강도는 노동자들이 가진 최소한의 것 조차도 빼았지만 그 역시 잘못된 자본주의 현대사회의 하수인이요 피해자일뿐 착취의 주체는 아니다.
그는 도심의 화려한 빌딩 숲과 청계천의 쓰러져 가는 전자 상가, 고층 아파트와 비닐하우스 집 등 특유의 강렬하고 단순한 상징들은 효과적으로 등장시키며 또 착취하는 강도와 착취당하는 채무자들을 클로즈업기키면서 인물들의 심리를 집요하게 보여주며 부와 빈, 선과 악을 강렬하게 대비시킨다. 그러면서 괴물이 된 인간은 어떻게 구원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놓치 않는다.
‘강도’는 채무자의 부성애(父性愛)와 ‘엄마’라고 나타난 여인을 통해 자신에게 결핍되어 있는 것은 돈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을 서서히 깨달아가 가면서 그것을 ‘엄마’에게로 향한다. 그러나 그들의 구원은 엄마와 아들이 두 손 잡는 해피엔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죄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은 강도는 끝내, 그가 택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으로 구원의 문을 두드린다. 아들에 대한 사랑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리라 기대했던 ‘엄마’ 역시 숨겨진 비밀때문에 죄와 벌, 원죄와 구원사이에서 절규하게 된다. 성모 마리아의 간절한 기도 ‘자비를 베푸소서(‘피에타’)’의 모습 그대로 . . .
김 감독은 수상소감에서 "영화가 폭력성과 잔인함으로 시작하지만 마지막에 다다르면서 인간 내면의 용서와 구원으로 마음을 정화시키는 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다"고 자신의 작품을 평가하였다.
‘강도’역에는 이정진, ‘엄마’역에는 17년만에 영화에 출연하였다는 조민수가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심사위원들은 조민수가 ‘피에타’가 작품상을 받지못했더라면 ‘최우수 여우상’을 받았으리라고 극찬을 하였다.
김기덕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을 하였으며 상영시간은 109분이다.
피에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