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신의 미국의 성지를 찾아서(17)

하와이 편 2-큰 섬, 하와이

하와이 군도의 8개 섬들 가운데 가장 작은 KAHOOLAWE는 비행기 사격 연습장으로 사용돼온 무인도이며 북쪽 끝에 있는 두 번째 작은 섬 NIHAW는 원주민(일찍 바다를 건너온 사람들) 200여명이 소유하고 있는 개인소유(私有)의 섬이다.(아래 하와이 편(1) 의 지도를 참고하세요) 그 외 여섯 개의 섬들에는 원주민들은 물론 각종 관광시설들과 농장들이 있다.

이들 가운데 가장 큰 섬이 제일 남쪽에 있는 하와이(Hawaii)섬으로 ‘큰 섬’(The Big Island)이라고도 불린다. 이 섬의 면적은 4,000여 스퀘어 마일로 다른 일곱 섬들을 합친 것 보다 2배 이상 넓으며 아직도 용암이 흘러 바다를 메우면서 계속 섬이 넓어지고 있다. 이 넓은 지역에 15만 명 정도의 주민들이 살고 있으며 세계 유일의 <Hawaii Volcanoes National Park>이 이곳에 있어 많은 사람들이 계속 찾고 있다.

이 섬의 특징은 8개의 섬들 가운데서 가장 나이가 어리고 지금도 용암을 뿜어내고 있는 살아 있는 화산(活火山)이 이 섬의 남단에 있다는 것이다. 몇 백 년, 몇 만년 전에 폭발하고 끝나버려 화산의 흔적만을 간직하고 있는 섬이 아니라 지금도 가끔 폭발하며 계속해서 용암을 흘려 보내는 화산이다.

1924년 이후 2008년에도 폭발하였고 지금도 분화구에서는 용암들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면서 용암을 흘러 보내고 있는 킬라우에아(Kilauea)화산을 중심으로<하와이 화산국립공원(Hawaii Volcanoes National Park)>이 조성되어 있다. 이처럼 활화산에 가까이 접근하여 화산지대의 각종 모양들을 직접 볼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는 세계에서 유일하다는 이곳에는 해발 4,000 피트가 넘는 곳에 안내소(Visitor Center)가 세워져 있으며 이곳을 중심으로 북쪽에는 하와이 섬에서는 물론 해발 14,000피트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Mauna Key 산정이 보이고 남쪽 아래로는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용암의 불꽃으로 덮인 킬라우에아 화산의 분화구가 멀리 내려다 보인다. 분화구 동남쪽으로 해안까지 4000여 피트의 등산로가 있는데 이 길로 내려가다 보면 아스팔트 도로를 건너지르는 용암을 볼 수 있으며 신발 밑으로 따뜻한 감촉이 느껴지는 아직 완전히 식지 않은 용암들을 밟고 지나갈 수도 있다. 물론 안전을 위해서 지정한 지역만을 통과하여야 하며 그때그때의 날씨나 용암의 방향에 따라 출입이 금지되기도 하지만 관리국이 철저한 사전 조사를 통해서 관광객들의 출입을 통제하기 때문에 위험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에는 오래 전에 용암이 흐르면서 생겨난 동굴도 있어 직접 들어가 볼 수 있으며 인근 숲 속에는 화산 지대의 독특한 동,식물들도 볼 수 있고 하와이 군도 화산의 역사를 한 눈에 보여주는 박물관도 있어 제대로 <화산국립공원>을 돌아보며 공부하려면 적어도 2,3일의 일정이 필요하다고 권한다.

 

이곳을 찾은 초기 원주민들(바다를 건너온 사람들)은 낮에는 하늘을 덮은 연기와 밤에는 불꽃이 튀는 불구덩이를 신비의 눈으로 바라보며 감히 가까이 접근할 생각을 못하고 ‘불의 여신’ 페레(Pele)를 예배하면서 수많은 이야기들(신화와 전설)들을 전하여 주었다. 지금도 가끔 분화구 입구에 꽃바구니나 과일바구니 또는 아름다운 물건들을 던져 ‘화산의 신 페레’를 달래는 참배객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와이 섬의 서쪽 해안에 자리한 <Puuhonua O Honaunau National Historical Park>는 옛부터 원주민들에게는 피난처요 성지로서 지금은 국립공원으로 그들의 생활상을 엿보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곳이다. ‘피난처’란 뜻을 가진 Puuhonua O Honaunau는 16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10 피트 높이에 17 피트 두께의 검은 용암 성곽이 1,000 피트 이상 쌓여있는 것으로 보아 전쟁에 패한 용사들이나 종교적인 죄를 지은 사람들이 피신하여 살던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외에도 23명의 하와이 추장들의 유골이 이곳에 안치되어 있고 원주민 동네와 묘지도 발견되어. 하와이에 건너와 살던 원주민들 사이에도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와 같이 이런 ‘성지(聖地)’가 허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곳에는 초기 원주민들의 동네가 복원되어 있어 그들의 생활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초가집, 바다에 고기잡이 나갈 때 사용하였던 카누, 그들의 종교적 신앙을 가늠케 하는 목각 우상 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용암이 흘러내려 굳어진 검은 바위들과 부셔져 버린 검은 모래사장을 볼 수 있어 더욱 특이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