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편 3-마우이(Maui)
큰 섬, 하와이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지난 10여 년 동안 계속 미국의 한 여행잡지에 의해 휴양지로서 세계에서 가장 좋은 섬으로 뽑혔다는 마우이(Maui) 가 나온다. 하와이 섬에 비하면 반도 안 되는 넓이지만 하와이 군도에서는 두 번째로 큰 섬으로 수영이나 보트를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해안을 위시해서 기암과 폭포들이 절경을 이루는 계곡들 그리고 등산을 즐길 수 있는 높은 산이 있는가 하면 여러 가지 열대작물 농장들이 들어서 있고 각종 숙박시설과 밤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오락시설들까지 잘 갖추어져 있어 매년 2백5십 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으며 “바로 여기다(The Island of Maui)”라는 감탄이 나오는 곳이다.
200여 만 년 전 6개의 화산이 터지면서 하나의 큰 섬을 만들었는데 그 후 바다 수위가 올라가면서 바닷물에 잠겨 현재 주위의 세 개의 섬(Molokai, Lanai, Kahoolawe)들과 함께 네 개의 섬으로 나누어 진 것이 마우이라고 한다.
큰 섬, 하와이와는 달리 마우이는 하와이 군도에서 제일 오래된 화산지대이므로 연기와 용암을 뿜어내는 활(活)화산은 없다. 모두가 휴(休)화산 내지는 사(死)화산이다. 이 섬의 남쪽 일대를 덮고 있는 하와이 말로 ‘태양의 집”이라는 의미를 가진 할레아카라 화산은 1만 피트의 높은 산 꼭대기에 7.5마일 길이에 2.5 마일 넓이 그리고 3천 피트 깊이의 분화구가 넓게 펼쳐져 있다. 마치 달의 표면 같다고 표현하는 이 분화구 계곡은 각기 다른 색깔의 용암들이 조화를 이룬다. 처음 바다를 건너 온 원주민들이 산 위로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서 ‘태양의 집’이라며 접근을 꺼렸던 이곳을 지금은 국립공원으로 개발하여 해발 1만 피트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으며 전망대에서 내려다 볼 수 있게 되었다.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받아 온갖 색깔을 들어내는 분화구의 장관이나 석양에 내려다 보는 계곡과 바다는 아름다움의 극치이다. 분화구 안에 캐빈들도 있어 계곡을 따라 등산하려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
이 섬의 북쪽 중앙부에는 1천 여 년 전부터 하와이 원주민들이 1년에 한번씩 모여서 농사를 장악한 신 로노(Lono)의 은혜에 감사하고 축하하는 축제를 벌였다는 이아오(Iao Valley)계곡이 있다. 100여 년 전부터 외부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이 지역은 오랫동안에 형성된 용암 절벽들과 하루에도 몇 차례씩 내리는 소나기에 깎여 내린 골짜기와 개울들 그리고 오랜 기간에 형성된 기묘한 바위 등으로 절경을 이루고 있다. 특히 해발 2259 피트의 계곡에서 1200 피트 높이로 삐죽하게 솟아 오른 Iao Needle(이아오의 바늘)이라고 부르는 바위는 모양이 특이할 뿐 아니라 수시로 구름이 덮이고 비를 뿌려 신비감을 더해주고 있다. ‘최고의 구름’이라는 뜻을 가진 ‘Iao’란 이름이 잘 어울리는 곳이다. 이 지역은 추장들이 본거지로 마우이를 통치하던 곳이기도 한데 그렇기 때문에 전쟁들도 잦았던 곳으로 종교적, 정치적으로도 중요한 지역이었다고 한다.
1952년에는 Iao 계곡에 마우이에 사는 하와이안들의 인종적인 다양성과 유산을 기리기 위해서 Heritage Garden을 조성하였는데 하와이, 포르트갈,, 일본, 코게이시안, 필립핀 등의 문화를 보여주는 정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태극문양이 달린 대문도 세워졌다.
그 외의 성지들
용암이 부셔져서 만들어진 마우이의 붉은 흙은 농사짓기에 비옥한 토양을 제공하고 있다. 농사를 장악하는 신 Lono 에게 드리는 축제를 이곳에서 지냈다는 것은 이러한 비옥한 토양과도 무관하지 않은 듯 하다. 19세기 후반부터는 완만하게 경사진 비옥한 토지를 이용하여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아시아에서 노동자들을 대량 끌어들여 사탕수수 농장들을 경영하였으나 지금은 사탕수수 농장은 찾아보기 힘들고 농작이 기계화되어 뿌연 먼지에 기계소리만이 요란할 뿐 이민 노동자들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러나 마우이의 북서쪽에 자리한 Lahaina 에 들어섰을 때 산들을 배경으로 커다란 부처가 가부좌를 틀고 있는 것이 보였다. 12피트 높이에 3.5톤 무게의 동과 구리로 만든 이 아미다 부처상은 1968년 일본인 하와이 이민 100주년을 기념해서 교도에서 만들어 온 것으로 일본에만 그보다 큰 부처상이 있을 뿐 다른 지역에 있는 부처상으로는 가장 큰 것이라고 한다. 사탕수수농장에서 고생하였다는 옛 아시안 이민들의 모습을 대신 보는 듯 했다.
하와이 군도 편(3)-마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