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중창단(Quartet)
본격적인 ‘장수시대’가 열리면서 별로 흥행에 재미를 볼 수 없을 듯 한데도 연장자들의 생활을 다루는 영화들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지난달에 소개한 프랑스영화 ‘Amour’가 장수시대의 가장 큰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치매’문제의 심각성을 본격적으로 다룬 영화라면 이번에 소개하는 영국영화 ‘Quartet’은 주로 은퇴한 음악인들이 모여사는 고급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하여 같은 직종에 종사하였든 연장자들의 모습과 고민들을 코믹하게 보여주며 공감을 호소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런던 교외 한적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Beecham House는 은퇴한 크래식 음악가들과 오페라 가수들이 노후를 즐기는 고급은퇴자클럽으로 한때 스타로 활약하였던 일류 연주자들이 주요 거주자들이다. 이들 가운데는 편안하게 노후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몸을 비틀거리면서도 옛날을 잊지 못해 좌절하고 분노하면서 지낸다.
그 전형적인 모델이 이곳의 ‘4중창단”이다. 이곳에서는 해마다 베르디의 생일을 맞아 변덕이 심하며 완벽주의자인 Cedric이 주선하는 ‘모급연주회’가 열린다. 이곳에서는 한때 오페라 가수로 날렸던 붙임성 좋은 Wilf와 재치있는 Cissy 그리고 조용하고 침착한 Reggie 등이 거주자로 연주회의 고정 멤버였다. 그런데 영국의 유명한 소프라노 가수인 Jean Horton이 이 클럽에 입주하면서 문제는 복잡하게 얼킨다.
이들은 옛 친구요 동료였던 Jean이 합류해서 ‘리고레또’의 사중창을 함께 부르면 연주회에 새로운 분위기를 더해주면서 ‘모금연주회’의 하이라잇으로 힛트하리라고 생각하며 Jean의 입주를 환영하고 같이 노래하기로 하지만 문제는 이 여가수의 목소리가 최근에 와서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인데 더 큰 문제는 완고해서 그런지 본인은 그 사실을 좀체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하튼 이들은 Jean과 함께 ‘사중창단’을 구성해 함께 노래하기로 하지만 정력은 넘치지만 한시라도 술이 없으면 못견디는 Wilf, 항상 쾌활한듯 하지만 꾀꼬리같던 목소리가 짜브러드는것 같아 속이 상한 Cissy 그리고 한때 Jean과 결혼했었던 Reggie는 Jean의 입주가 편치 않고 같이 노래한다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 거기에 완벽주의자 Cedric과 전성기의 환상에 쌓여있는 Jean. 공연은 엄마 남지 않았지만 과연 ‘사중창’ 연주가 가능할지 . . .
1999-2000년에 런던의 극장에서 공연된 Ronald Harwood의 동명의 연극을 아카데미 주연배우 출신 Dustin Hoffman이 75세에 감독데뷰작품으로 만든 이 영화에는 영국의 노장 배우인 Maggie Smith, Tom Courtenay, Billy Connolly, 그리고 Pauline Collins 등이 출연하여 열연을 펼치는 한편 실제로 은퇴한 연주자들이 화면에 나와서 북을 치고 트럼펫을 부는 등, 음악이 흐르는 영화로 감동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번 1월에 미국 전역에 개봉된 이 영화는 부담없이 즐길수 있는 영화로 상영시간은 94분이다.
사중창단(Quart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