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시 감상   ▒  

눈 내리는 언덕-김한철  

<늘푸른나무/한국시 감상/2010년 1월>

눈 내리는 언덕

김 한 철

회색 빛으로 변해 버린 하늘,
높은 창공에서
흰 눈이 사뿐사뿐 내린다.
저 언덕 멀리 뽀얗게 내리는 눈
많이도 내린다.
시야를 가리는가 했더니
어느덧 나무 가지마다 쌓이고
단풍으로 아롱졌던 나무들을
이제는 흰 꽃으로 물들인다.
앙상하게 뻗어있던 가지마다 흰 눈으로 감싸 안고
하얀 눈꽃이 피었다.

먹을 것을 찾는지, 흰 눈 속을 긁어대는
다람쥐 한 마리
도토리 하나 물고 쏜 살 같이 나무로 올라가
눈 위에 앉아서도 잘도 먹는다.
“저 다람쥐
겨울 양식은 충분히 준비해 놓았을까?”
노인의 부질 없는 걱정을 알았다는 듯
건너편 나무의 또 다른 다람쥐 한 마리
도토리 하나 물고 나뭇가지에 앉아
이웃을 향해 눈짓한다
“다음 겨울엔 겨울 양식 충분히 준비하자”
속삭이는 건 아닌지!

*김한철 님은 시카고 그레이스 장로교회의 은퇴장로로 교회 봉사는 물론 양로원 예배인도와 미 형무소 한인 재소자 돌보기 등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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