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문화산책/2014년 2월>

바보 사위

이 설화는 한국의 전 지역에서 전승되는 설화이다.

옛날 옛적, 어느 곳에 바보신랑과 그의 아내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친정에서 전갈이 왔는데, 설날에 친정 아버지가 온다고 했다. 바보신랑의 아내는 큰 걱정이 생겼다. 그것은 남편이 바보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남편이 바보라는 것을 몹시 수치스럽게 여겼기 때문에 남편에게 장인이 왔을 때의 인사법을 가르쳤다.

인사법이란 다른게 아니고 아내가 부엌에서 한 번 흔들면,
“장인어른 오셨습니까?”
하고 다시 흔들면

“처남도 잘 있습니까?”
한 다음, 다시 또 흔들면

“장인 어른 절받으십시오”
하며 절을 하라는 것이었다.

아내는 이렇게 가르쳐 주고는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몇 번이나 반복해서 가르쳐 주었다. 그리하여 남편도 이제는 다 외우고 있았다.

드디어 설날이 되었다. 점심때쯤 장인이 왔다. 바보신랑은 아내가 가르쳐 준 대로 했다. 조금도 틀리지 않았다. 부엌에서 이 모습을 지켜본 아내는 흡족했다.

한편 장인은 장인대로 흐믓했다. 그동안 사위가 바보라는 소문을 들었는데 이런 사위라면 바보라고 할 것도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부엌에서 일하던 아내는 이제 모든 것을 안심하고 물을 길러 갔다. 그러자 부엌 바닥에 앉아 있던 강아지가 조금 전에 바보신랑의 아내가 흔들던 것을 보고 방울을 물고 흔들었다. 그러니까 방 안에 있던 바보신랑은, 얼른

“안녕하십니까?”
“처남도 잘 있습니까?”
“장인어른, 절 받으십시오.”하고 말했다.

그런데 강아지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흔들어 댔다. 그러니까 바보신랑은 계속 절을 했다.

“아니, 자네 왜 이렇게 절을 자주 하나? 절은 아까 했지 않나?”
장인은 보다 못해 이렇게 물었다.

“아니 장인어른. 밖에서 자꾸 절을 하라고 방울을 울리잖아요.”

바보신랑은 이렇게 말하면서 계속 절을 하고 있었다.

<한국문학총서3-구비문학-해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