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은 돌에 새기고 미움은 모래 위에 새겨라-허유슈선 <늘푸른나무/지혜로운 삶/인생철학/2020년7월>
사랑은 돌에 새기고 미움은 모래 위에 새겨라
-다른 사람이 나에게 베풀어준 은혜는 영원히 기억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증오는 깨끗이 잊어라.-
친구 사이인 톰과 짐이 함께 여행을 하고 있었다. 어느날 계곡을 지나가던 톰이 발을 헛디뎌 벼랑 아래로 미끄러졌다. 다행히 짐이 있는 힘껏 톰을 끌어 올려 목숨을 건졌다. 그러자 톰은 근처의 커다란 바위 위에 ‘모년, 모월 모일 짐이 톰의 생명을 구하다’라고 새겼다.
며칠 후 두 사람은 한참을 걷고 또 걸어 마침내 해변에 도착했다. 해변에서 두 사람은 사소한 일로 다투었고, 화를 이기지 못한 짐이 톰의 따귀를 때렸다. 톰은 모래밭 위에 ‘모년 모월 모일 짐이 톰의 따귀를 때렸다’라고 썼다.
얼마 후 두 사람은 여행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두 사람의 여행 이야기를 듣고 있던 누군가가 톰에게 물었다.
“왜 짐이 당신을 구한 일은 돌 위에 새기고 당신을 때린 일은 모래위에 적었습니까?”
“짐에 대한 증오는 한순간의 감정에 불과하지만 짐이 저를 구해준 것은 두고두고 감사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증오는 모래 위에 적었기 때문에 용서의 파도가 밀려와 그것을 지워버렸습니다. 그러나 감사의 마음은 돌에 새겼기 때문에 망각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와도 절대 지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밝은 인생을 위해 다른 사람이 나에게 베풀어준 은혜만 기억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증오는 깨끗이 잊어라. 그 옛날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서 이 세상에 번뇌, 질병 등의 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 특별한 정신치료법도 마련해 주었다. 고민거리가 있다면, 마음 속에 새겨두지 말고 종이 위에 써보라. 이 방법은 온갖 나쁜 감정을 없애주는 신비로운 힘을 갖고 있다.
링컨의 친구 한 명이 누군가로부터 심한 모욕을 받자 매우 흥분한 상태로 그를 고소하기 위해 링컨을 찾아왔다. 그러나 링컨은 친구에게 “그러지 말고 지금 당장 그 나쁜 놈에게 편지로 실컷 욕을 해주게. 그리고 다시는 그놈과 상종도 하지 말게”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 친구는 그 자리에서 편지를 쓰면서 자신에게 모욕을 주었던 상대에게 통쾌하게 한바탕 욕을 해댔다. 그러나 친구의 편지를 건네받은 링컨은 읽어보지도 않고 바로 찢어버렸다.
“나도 이런 편지를 수없이 썼다네, 하지만 한 번도 보낸 적은 없었지. 분노의 감정을 편지로 풀어내는 것은 마음속에 남아있는 앙금을 깨끗이 털어내면서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 방식이지.”
사람들은 걱정, 원망, 초조함, 우울, 긴장 등의 부정적인 감정 앞에 속수무책일 때가 많다. 심리 전문가들은 인간의 신체건강에 영향을 주는‘3대 질병’(심장과 뇌혈관 질환, 암, 돌연사)은 모두 심리 상태와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걱정과 원망을 글로 표현하는 방법은 우리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영국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가 쓴 시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나는 친구에게 화가 났지.
화가 났다고 말했드니 화가 풀렸네.
나는 원수에게 화가 났지.
그 말을 하지 않앗더니 나의 화가 더 커졌네.
이 시는 매우 사실적인 표현을 통해 우리가 걱정과 원망의 감정을 왜, 어떻게 표출해랴 하는지에 대해 말해준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모두 밖으로 쏟아내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질병의 위험에서 멀어질 수 있다.
걱정이나 원망 등의 감정을 절대 마음 속에 담아두지 마라. 감정을 밖으로 쏟아낼 수 있는 방법은 아주 많다. 편지를 쓰거나 일기를 쓰는 것 외에도 크게 소리지르거나 한바탕 우는 방법도 있다. 아니면 땀을 흠뻑 흘리며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마음속의 한은 바람에 날려보내고 아름다운 사랑의 기억만 영원히 남겨라.
*허유슈선의 <인생철학 51강> 황소자리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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