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잉글랜드 편 9
버몬트 주의 민속미술박물관들
뉴 햄프셔주에서 미국의 계관(桂冠)시인 프로스트(Robert Frost)가 그의 유명한 “눈 오는 저녁, 숲가에 서서.(Stopping by Woods ona Snowy Evening,1923)라는 시를 썼다는 Derry 지역의 프로스트 농장과 그가 산보하며 시를 구상하였다는 Franconia Notch 주립공원을 지나 지난 봄 한인 2세인 김용 교수가 아시안으로는 처음으로 Ivy League에 속하는 대학교의 총장으로 취임하였다고 하여 화제가 되었던 Dartmouth University가 있는 중서부의 Hanover에 잠간 들렸다가 서쪽으로 계속 달리다 보면 뉴 잉글랜드의 서북쪽 끝에 자리한 버몬트 주가 나온다.
1609년 이곳을 탐험하였던 프랑스인 Samuel de Champlan이 처음으로 ‘푸른 산”이라는 뜻으로 붙여 주었다는 버몬트 라는 이름에 걸맞게 검푸른 숲과 아름다운 산들로 둘러싸인 이곳에는 50만 명 미만의 주민들이 원시림 속에서 자연을 만끽하면서 살고 있다. 특히 전 미주는 물론 세계 도처에서 찾아온 화가, 작가, 음악가 등 많은 예술가들이 이곳의 자연가운데서 자연을 즐기며 영감을 받아 작품활동을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깊은 오지임에도 갤러리와 뮤지엄 등을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는 것도, 자유 분망한 지성인들임에도 성조기를 내걸고 미국인임을 자랑스럽게 내 세우는 것도 이곳의 자연과 주민들의 특별한 융합에서 나온 것인 듯 하다.
버몬트에는 미국인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두 화가의 뮤지엄이 있다. 그들의 공통점이라면 미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민속화가 또는 국민화가라는 점이다. 미국의 단순하고 소박한 사람들의 삶을 그림으로 옮겨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냈던 Norman Rockwell과 Grandma Moses Anna의 대표적인 그림들을 한곳에서 볼 수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바쁜 여행일정을 쪼개서 이곳을 찾는다.
Saturday Evening Post를 위시하여 여러 잡지의 표지화들과 그것들을 복사한 달력의 그림들로 미국인에게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락웰은 뉴욕 출신이지만 45살이던 1939년에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 들어와 서북부 마사츄새츠와 버몬트 주의 몇몇 곳을 전전하면서 조그마한 농촌에 사는 보통사람들의 생활모습을 애정 어린 눈으로 생생하게 그려 공감을 일으켰다. 1976년 에 개방된 Rutland의 놀만 락웰 뮤지엄에는 여러 잡지들의 표지, 광고, 달력 등으로 출판되었던 2,500여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중부 버몬트의 스키장으로 유명한 Killington 지역의 Rutland 에 있는 락웰의 뮤지엄 외에도 그가 한때 살았다는 남부 버몬트의 Arlington에도 놀만 락웰 개러리가 있는데 이곳에는 모델로 등장했던 동네 사람들의 인물사진과 인물화가 같이 걸려 있어 흥미를 자아내게 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별로 멀지 않은 남쪽의 마사츄세츠 주 서북단에 있는 Stockbridge에도 Norman Rockwell Museum 이 있다.
그랜드마 모세스 안나(Grandma Moses Anna)로 알려진 여류화가는 10여 자녀를 다 키우고 70대에 그림을 시작하여 1960년 101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30여 년 동안 미국의 시골풍경들을 그리면서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작가이다.(좀 더 자세한 것을 보시려면 Home 페이지의 <생활엣세이> 창을 여셔서 66번 ‘70에 그림을 시작한 Grandma 모세스 안나’를 보세요). 뉴욕 주 출신으로 버지니아와 뉴욕 등지에서 살다가 말년에 이곳에 와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남부 버몬트의 베닝튼(Bennington)에 있는 Bennington Museum and Grandma Moses Gallery에는 250여 편의 풍경화들과 그녀가 그린 유일한 자신의 초상화가 걸려 있는데 그녀의 작품이 가장 많이 전시되어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베닝톤에는 독립전쟁 당시(1777) 인근 Willoomsac Height에서 벌어졌던 영국군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것을 기념하기 위해 1891년에 건립한 기념탑이 자리하고 있다. 당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념탑으로 만든 만큼 에레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에 올라가면 버몬트 지역은 물론 매사츄세츠 주와 인근 뉴욕주까지 볼 수 있는 장관이 펼쳐 진다.
(김상신 님은 은퇴후 본 <늘푸른나무>를 제작하면서 주로 역사에 관한 글들을 쓰고 있으며 그동안 <역사로 배우는 미국>을 연재하였고 <미켈란젤로 천정벽화의 비밀>을 연재하고 있으며 역서로는 <역사와 희망>, <크리스천의 역사이해> 등이 있다.)
뉴 잉글랜드 편(9)-버몬트 주의 민속미술박물관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