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조은철 성지칼럼>

이스라엘 성지순례  엔게디(Ein Gedi)

 

핍박하는 사람들을 대하는 성도로서의 마음가짐과 자세에 큰 교훈과 감명을 주는 곳, 엔게디는 바로 여리고에서 쿰란을 거쳐 맛사다를 찾아가는 사해 근처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들리기에도 용이한 곳이었다. 그러니까 ‘엔게디’는 사해의 서쪽 연안에 자리하고 있는 큰 오아시스 지역의 한 성읍이었다. 예루살렘으로부터는 동남쪽으로 56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엔게디란 말은 ‘새끼 염소의 샘’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여리고 부드러운 원 뜻과는 달리 엔게디는 유다 광야의 동쪽, 맨 끝에 자리한 군 요새이었다.

 

이곳 엔게디 지역은 사해의 서쪽에 있는 석회석 벼랑 기슭의 온천에서 흘러나오는 물 때문에 습기가 늘 유지되고 있어 오아시스로 잘 알려져 있으며 쏟아져 내리는 폭포의 자연 경관은 아름다움을 한 층 더 돋보이게 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후는 사해 계곡의 뜨거운 태양열로 인하여 농사를 지을 수 없을 정도의 폭염이 계속되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아열대 식물의 재배가 자리매김을 하고 있었다. 기후에 알맞은 식물로써는 야자수와 포도 등의 재배로 잘 알려져 있으며 특히 대추를 비롯하여 ‘고멜화 송이’(cluster of Henna blossoms) 산지로도 유명하다. 고멜화 송이는 향수의 원료가 되는 동시에 약초도 되며 또 피부나 손톱 또는 머리를 염색하는 원료로도 사용된다고 한다.(아가서 1:14).

또한 엔게디는 향수의 중요한 원료인 향고(Balsam)의 산지로써 이 지역의 주 수입원이 되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엔게디는 교통의 요지에 자리하고 있다. 옛날 대상(Caravan)의 길로 알려진 사해 동쪽의 연안을 따라 남쪽으로 약간 내려가다가 서쪽으로 휘어져 올라가면 엔게디에 이른다. 그리고 그곳 엔게디로부터 예언자 아모스의 고향 드로아(Teroa)를 거쳐 계속 진행하면 예루살렘에 이르게 된다.

 

옛날에 엔게디는 ‘하사손다말’ 이라고도 불려졌다(역대하 20:2), 그런데 아브라함 때에는 주로 아무리 사람들이 많이 살았기 때문에 엔게디는 주로 그들의 거주지였다고 한다. 그리고 가나안 정복 때 엔게디 지역은 유다 족속의 기업으로 분배되었다(여호수아 15:52)

한편 모압과 암몬 자손들 그리고 마온 사람들이 유다의 임금 여호사밧을 치기 위하여 집결하였던 곳이 바로 엔게디(하사손다말)였다고 한다(창세기 14:7). 한때 사울 왕의 오해와 분노 때문에 다윗은 사울 왕에 쫓기는 다급한 입장이었을 때 그는 이곳 엔게디 굴속에 피신해 있었다. 바로 그때에 다윗을 쫓던 사울 왕은 굴속으로 들어와 낮잠을 자게 되었다. 사울 왕의 목숨은 이제 다윗의 단칼에 달여있는 처지였음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사울 왕의 목숨을 건드리지 않고 낮잠에 취해있는 사울 왕의 겉옷자락 일부만 취하였다. 그 이유에 대하여 다윗은 “기름 부음을 받은 임금을 위해 하는 것은 합당치 않다”고 하였다.(역대하 20:1-2)

 

참으로 감동을 주는 엔게디였으며 겸손과 깊은 깨우침을 주는 엔게디의 현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