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성지-예루살렘 성전 터와 성벽
예루살렘을 찾아 오는 순례자들의 관심사는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임재(臨在)를 상징했던 성전 터를 돌아보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필자 자신도 성전 터에 대한 큰 호기심을 가지고 예루살렘에 들어 섰었다. 아닌게 아니라 예루살렘을 찾은 필자 일행의 눈엔 구 성읍 일부에 아직도 남아 있는 성벽과 높은 언덕에 자리했던 성전 터가 먼저 들어왔다.
필자의 고향에는 옛날 백제시대에 쌓아 놓은 성벽의 일부가 남아 있어서 이 성벽을 오르내리며 어린 시절을 재미 있게 보낸 기억이 있다.이와 같은 어릴 적 기억 때문인지 예루살렘에 잔존해 있는 성벽의 일부와 예루살렘 성전 터는 필자의 눈엔 신비롭게 보였다.
성경에 나타난 축성에 관한 최초의 언급은 솔로몬 왕이 애급 왕 바로의 딸과 결혼 하기 위해 신부를 취하였으나 다윗 성에 궁궐과 성전 그리고 예루살렘 주변의 성곽공사가 끝날 때 까지 기다렸다(열왕기 상 3:1)는 기록이 나온다. 또 이스라엘과 대항하여 싸웠던 유다왕 아마샤가 이스라엘에 밀려 쫓기에 되었을 때 예루살렘 성곽 중 일부가 파손되었다(열왕기 하 14:13)는 기사도 나온다. 그리고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 온 느혜미야가 파손된 예루살렘 성읍과 성곽을 은밀히 돌아본 후(느헤미야 2:13) 제반 악조건 속에서도 본격적인 성곽 수리와 증축을 잘 마치고(느헤미야 6:1,6,15) 봉헌 식을 가졌다(느헤미아 2:27-47)는 기록도 찾을 수 있다. 그러므로 예루살렘 성곽에 대한 역사는 솔로몬 왕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예루살렘에 남아있는 성벽은 1542년 터키의 통치자였던 슐아이만(Ottoman Sultan Suleiman) 대제에 의하여 쌓아진 것이라고 한다. 성벽의 길이는 약 4킬로쯤 되며 그 높이는 12미터쯤 되는데 금문과 사자 문 그리고 다메섹 문 등을 비롯한 8개의 성문들을 가지고 있다.
현존하는 예루살렘 성곽은 바깥쪽과 안쪽의 이중구조로 되어 있으며 안쪽과 바깥쪽 중간에는 한 사람이 겨우 다닐 수 있는 좁은 통로로 되어 있다. 필자는 예루살렘 순례 중 주어진 휴식의 하루를 이용하여 반나절을 혼자 이 통로를 거닐면서 역사의 향기를 맡아 보았다.
이보다 훨씬 앞서 헤롯 아그립바(Heerod Agrippa) 왕은 예루살렘 재건의 기치 아래 야심에 찬 하나님의 성전 증축 계획을 진행시켰는데 이때에 북쪽에서 두 번째 성벽을 구축했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예루살렘 성읍도 확장하여 북쪽 경계에 이르는 세 번째 성벽도 역시 이때에 만들었다고 한다.
헤롯 왕의 축성공사는 44년에 시작되었으며 예루살렘 성읍이 티토(Titas) 장군에 의하여 파괴되기 바로 전에 겨우 완공되었다. 그러니까 예루살렘 성벽은 한번에 공사가 착공되어 완공된 것이 아니라 한쪽 한쪽이 제각기 다른 시기에 착공되어 다른 시기에 완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격한 유대인 일당이 주도하였던 독립운동을 제압하고 예루살렘에 진입했던 로마의 티토 장군은 예루살렘 성읍 거의 모두를 무너트리고 성전 둘레의 성벽들도 거의 다 파괴해 버렸기 때문에 서벽 일부만 남아 있을 뿐이다. 이때가 기원 70년이었다.
그 후로 유대인들은 자연스럽게 이 성벽 앞에 모여 하나님의 성전을 잃은 슬픔과 오랜바벨론 포로의 모질고 힘들었던 역사를 생각하면서 참회와 통곡의 기도를 드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잔존한 이 성벽은 ‘통곡의 벽’(Wailing Wall)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기도와 참회의 거룩한 곳으로 400여 년 동안이나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많은 유대인들이 이 통곡의 벽’에 나와 기도드릴 때에는 대개의 경우 성벽에 손을 얹고 성벽의 돌과 돌 사이 틈새에는 자기의 소원과 이름을 쓴 종이를 똘똘 말아 끼워 넣고 열심히 기도 하고 있었다. 그리고 통곡의 벽은 이스라엘의 어린 자녀들이 성년식을 행하는 행사장으로도 사용되고 있었다.
예루살렘 성곽에 있는 8개의 문 가운데 독자들에게는 미 문 또는 수산 문(Shushan)으로 알려진 금문은 일찍이 베드로가 앉은뱅이를 고쳐 준 곳이다(사도행전 3:6). 특별히 금문은 하나님의 성전이 위치해 있던 언덕 주변에 축성한 동쪽성벽의 중심에 세워져 있다. 그런데 이는 곧 바벨론 포로 생활을? 청산하고 돌아 온? 느헤미아의 인솔하에 세워졌던 수산 문 바로 그 자리에 비잔틴 후기 양식에 따라 지어졌다고 한다.
예수님께서는 종려 주일에 금문 맞은 편에 있는 감람산 옆을 지나 이 금문을 통과하여예루살렘 성으로 입성하셨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마가복음 11:11) 유대인들은 금문에 대한 특별한 전설을 가지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장차 메시야가 오실 때에는 감람산 정상에 재림하여 기드온 골짜기를 거쳐 금 문을 통과하여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 오신다는 것이다. 그래서 감람산에서 기드온 골짜기를 건너 예루살렘으로 들어 오는 금 문 주변에는 무덤들이 많이 있으며 그 이유는 메시야가 통과하는 근처에 누워 있어야 부활의 우선권이 주어져 일찍 일어날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이로닉 하게도 메시야의 예루살렘 입성 통로인 금문을 1189년 사라센이 예루살렘을정복한후 콩크리트와 벽돌로 막아 버려 현재는 완전히 폐쇄되어 있다.
(조은철 님은 미연합감리교회의 은퇴목사로 시카고 교외 Skokie에 거주하며 여러권의 설교집과 저서들을 출판하였습니다)
2009/6/21(일)
이스라엘 성지-예루살렘 성전 터와 성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