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한국 초기개신교회사/2013년 6월 1일>

함성택의 <한국 개신교 초기 인물열전-선교사 편(6)>

초기의 카나다 선교사 로버트 하디(Robert Hardie)

한국 부흥운동의 불씨를 지핀 부흥운동의 선각자.

미국의 호레이스 알렌 선교사와 마찬가지로 평신도 의료선교사로 조선에 와서 한국성령운동의 불씨를 지폈을뿐 아니라 조선 청년들을 교육하고 그들에게 독립운동에 참여하도록 격려하여 한국교회사에 큰 기여를 한 사람이 초기의 카나다 선교사 로버트 하디(1865-1949)로 한국이름은 하리영(河鯉泳)이다.

카나다 온타리오에서 출생한 로버트 A. 하디(Hardie, Robert A., 河鯉泳, 1865~1949)는 1886년 토론토 의과대학에 입학하였다. 당시 미국과 카나다의 교계에서는 죠나단 에드워드와 무디 등을 중심으로한 부흥운동의 영향으로 대학캠퍼스에서 YMCA를 중심으로 ‘세계선교’운동이 불붓고 있었다.

의과대학생이었던 하디는 토론토 YMCA에서 무디의 설교에 감동받아 한국선교사가 된 학교선배 게일(J. S. Gale) 선교사의 간증을 듣고 선교사로 가기로 결심하였다. 1887년 켈리와 결혼한 하디는 의과대학을 졸업하자 1890년 9월 30일 교단(敎團)의 배경 없이 캐나다 토론토대학 YMCA선교회 지원으로 파송을 받아 가족과 함께 의료 선교사로 내한하여 부산에서 게일과 함께 선교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는 당시 유일한 의원이었던 제중원에서 잠시 일하다가 1892년부터는 원산에서 의료선교활동을 시작하였다. 1898년 카나다대학선교회와의 계약기간이 끝나자 1896년부터 한국선교를 시작한 미국 남감리회 소속 선교사로 교단의 지원을 받으면서 1899년에는 개성에 병원을 설립하고 계속 선교활동을 하게되었다.

의료선교사였던 하디가 성령운동의 불씨를 지피게 된데에는 그럴만한 사연들이 있었다.

원산에서 사역하는 동안 교단의 지원도 없이 이렇다할 결실을 얻지 못하여 좌절의 세월을 보내던 하디에게3명의 카나다 선교사 럽(A. J. Rubb), 펜위크(M. C. Fenwick), 루이스 맥걸리(L. H. McCully)가 합세하면서 새로운 선교전략을 짜게 되었다. 그들은 먼저 자신들의 기도모임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중국선교사였던 화이트 여사의 제의에 따라 1903년 교파를 초월한 원산지역 선교사들과 신도들을 위한 성경공부와 기도를 위한 특별집회를 1주간 갖게되었다. 이 모임을 통해서 하디는 강원도 북쪽에서 몇 해 동안 애써 일했으나 결실을 못 맺은 사실을 고백하다가 선교사로 오게 된 자신의 동기를 반성하고 자책하던 중에 뜨거운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게 되었다. 그는 사역의 실패 원인이 자기가 생각했던 것처럼 한국인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성령을 전적으로 의지하지 못하고 교만하였으며 게으름에 빠져있었음을 자백하고 하나님께 용서를 빌었다. 그리고 자신의 교만, 닫힌 마음, 신앙의 부족을 고백하면서 구원에 대하여 분명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그의 회개에 가득 찬 고백은 모인 선교사들과 교인들에게 감명과 은혜가 되어 죄를 자복하고 진정으로 회개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하였고 자신도 성령 충만함으로 마음속에 평화와 기쁨을 경험했다.

하디의 성령충만, 영적 갱신은 원산 성령강림운동으로 발전했고 이 같은 부흥집회는 1904년 2월 개성으로 확대, 1904년 3월에는 서울에서도 부흥집회가 계속되면서 그의 죄 고백과. 회개운동은 동료선교사들과 더 나아가 한국 교계의 지도자들과 사역자들에게도 퍼졌다. 이것이 한국교회 부흥의 불이 지펴지는 발판이 되었고, 1907년 한국교회 대부흥운동의 위대한 업적을 남기게 되었다.

선교사들은 한국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 변화의 충격을 당시 선교보고서에 자세하게 기록하였는데 하디는 “주님께서 윤승근 조사를 통해 우리 교회에 가장 추악한 죄인이라도 부르셔서 당신의 능력으로 채워 새사람으로 만드신다는 예를 보여주셨다”고 기록하였다. 조선인 조사들과 교회 지도자들의 죄고백 내용은 돈, 흡연, 여자, 노비, 술 문제 등 아주 다양하였다. 원산교회의 회개와 중생의 체험은 지금까지 ‘서양종교’로만 알려진 선교사들의 종교가 이제는 ‘조선사람들의 종교’로 승화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후로 한국의 기독교는 구한말(1900-1910) 한국의 복잡한 국제관계속에서도 조용히 내적으로 성장하였다. ‘한국신학성서’와 하디의 ‘신학월보’가 1900년에 출간되고, ‘천로역정’, ‘사인필지’가 출판되었으며 초기 성경학교와 기독교 청년회 및 평양신학교가 설립되었다.(1903). 이에 따라 한국의 젊은이들이 점차 기독교에 관심과 희망을 가지기 시작했고, 개화와 교육, 국가에도 눈을 돌리게 되었다.

그 후 하디는 1909년부터 1922년까지 협성신학교 교장, 피어선 성경학교 교장을 역임하면서 신학 교육에도 힘썼다. 서울 제중원에서 에비슨과 의료 활동을 하고, '세브란스의전'에서 의사(1917~1918)로도 활동하였다. 그는 1916년 선교잡지 '신학세계'를 창간하고 1909년부터 1922년까지 감리교 협성신학교 교장을 역임하면서 1916년에는 신학 세계를 창간하였으며, 1921년부터 1927년까지 조선 예수교서회 총무일을 보면서 문서선교에도 큰 공적을 남겼다. 그는 ‘조선농촌 구제책’이라는 저서도 출판하였는데 얼마나 그가 조선을 사랑했는지를 알 수 있다.

하디가 시작한 원산의 죄 고백과 회개운동은 평양의 기도운동과 성경중심의 부흥운동으로 발전하여 모든 교파와 교단을 초월한 운동으로 발전하였다. 그 결과 교회연합활동도 활발하게 되었고 , 외국 선교사들과 조선의 성도들이 성령으로 하나되는 역사를 체험하게 되었다.또한 그가 주도한 학생운동을 통해 많은 조선의 청년들이 개화에 눈을 뜨게 되었고 신교육을 받아 후일에 YMCA를 거쳐 독립운동에 참여하게 되었다(1920-20).

하디는 한국 성령운동의 불씨를 지핀 시발자요, 조선의 독립운동에 젊은 기독교인들이 참여하도록 주선한 독립운동의 산파였으며 민족복음화 운동의 선구자였다.

1935년 은퇴 후 귀국하여 1949년 6월 30일에 별세하였다.

서울에 있는 양화진 묘지에는 한국에서 태어나 어려운 환경에서 일찍 세상을 떠난 큰딸 매리(Marie)와 작은 딸 마가렛(Margaret Joy)의 묘지와 함께 하디의 '영적대각성운동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저자 함성택 님은 서울대 문리대를 중퇴하고 대만국립대학교에서 사학과와 법학대학원을 수료하고 미국 네브라스카 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미국사를 전공하였습니다. 현재 시카고 한미역사학회 회장이며, 시카고 한인문화회관에서 프로그램 디렉터와 역사박물관 관장으로 봉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