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해설이 함께 하는 명화감상/2011년 2월>

알브레흐트 알트돌퍼(Albrecht Altdorfer, 대략1480-1538)의

<알렉산더의 ‘이수수’ 전투(The Battle of Alexander at Issus)> (1529)

Oil on panel, 158x120 cm(62 1/4x471/4 in)
Alte Pinakothek, Munich

이태리에서 루네상스가 한 창 꽃피우던 15세기 말과 16세기 초, 독일의 미술가였던 알트돌퍼의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는 <알렉산더의 이수수 전투>는 종교화가 대세였던 당시의 분위기와는 좀 동떨어진 그림이기도 하다.

알트돌퍼 역시 대세를 따라 오스트리아, 린즈에 있는 성 프로리안 수도원의 벽화 <성 세바스챤의 전설>과 <그리스도의 수난>과 같은 명화들도 남기었지만 풍경화에 더 관심을 가졌고 그가 살던 다뉴브 계곡의 언덕들을 즐겨 그렸다.

루네상스 시대의 화가요, 인쇄기술자요, 건축가였던 알트돌퍼는 말년에는 시장이 되라는 권고도 뿌리치고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에 전념 할 만큼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여유 있는 실력자였다. 그는 Albrecht Durer와 동시대인으로 남부 다뉴부 학파의 리더가 되었고 풍경화 부분의 초기 개척자로 인정받고 있다.

전형적인 그의 풍경화와는 모양새를 달리하는 이 작품은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 제국의 다리우그 3세를 결정적으로 격파하고 제국건설의 계기를 이루었던 기원전 333년의 이수수(Issusu) 전투를 그린 작품으로 바바리아의 윌리암 공작의 부탁을 받고 그린 것인데 비록 규모는 작지만 기념비적인 장면의 웅장함을 잘 들어내고 있어 가장 잘 알려진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다.

무장한 기사들로 꽉 들어 찬 전투장면들을 꼼꼼하게 그리면서도 그의 풍경화에 대한 관심과 수법이 그대로 들어나 있다. 산 꼭대기 부분만 제외하고는 기사들로 꽉 들어 차 풍경화와는 관계가 없는 듯 하지만 터키에서(전투가 벌어진 곳) 산 너머로 보이는 사이프러스 섬과 그 너머 지중해 그리고 왼쪽으로 나일강 하구와 홍해 입구 등과 멀리 보이는 산들은 구름들과 안개와 어울려 하나의 풍경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떠오른 달(왼쪽 꼭대기)과 낙조(落照, 오른쪽 약간 아래쪽으로))의 대비는 극적인 효과를 나타내며 색깔이 가져오는 조화를 극대화 한다. 세 마리의 백마가 끄는 마차 위에 서있는 알렉산더 대왕까지도 볼 수 있을 만큼 원근법 까지도 맞춰가면서 꼼꼼하게 그려 놓은 전투장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는 굴곡진 지상(地上)의 한 풍경이라는 인상을 준다.

그의 작품들을 가장 잘 수장하고 있다는 독일 뮤니히의 Alte Pinakothek에 그의 다른 작품들과 함께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