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의 해 시리즈/2017년 1월>

프로테스탄티즘-김 상 신

프로테스탄트란?

1,500년이란 오랜 연륜을 통해 쌓아올린 하나의 교회가 가지는 있는 막강한 절대적인 권위 앞에 무조건적인 “예”가 아니라 “아니요”하는 저항의식을 가지고 프로테스트(pROTEST)하므로 당기어진 종교개혁의 불씨는 오늘날 프로테스탄트라고부르는 개신교회를 형성함으로써 캐톨릭교회와 더불어 기독교의 양대산맥을 이루게 되었으며 역사를 특히 서구의 역사와 문화를 크게 바꾸어 놓았다.

독일의 위텐버그대학에서 강의하던 무명의 젊은 수도사 마틴 루터는 1517년 10월 31일 그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당시 캐톨릭교회의 교리와가르침 그리고 관행에 관한 이견(異見)을 95개 항목으로 정리하여 위텐버그교회의 정문에 붙이고 서로 변론하자고 도전하였다. 이견을 자유로 발표하고 토론을 통해서 교회를 개혁해 보려던 루터의 순진한 의도는 반교회로 낙인찍히어 파문을 당했고 그를 따르던 사람들은 반캐톨릭으로 몰려 오랫동안 반목과 압박이 심하여졌다.

오늘에 와서는 소속을 달리한 그리스도안의 한 형제로 서로 배려하며 대화를 나누게 되었지만 서로 서먹서먹한 관계는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당연한 일이지만 지나간 역사를 되돌아 볼 때 교회를 위해서, 기독교를 위해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프로테스탄트하면 캐톨릭과는 대립되는, 아니 적대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상황에서는 프로테스탄트의 발생을 설명하기 위해서 당시 캐톨릭교회의 타락상을 지적하는데서 흔히들 시작하지만 그것은 소극적인 생각이라고 느껴진다. 프로테스탄트교회는 캐톨릭교회의 부패때문에 16세기에 불쑥 생겨난 교회가 아니다. 교회의 약점에 편승하여 과거를 부정하고 새로운 환상을 제시하며 인기에 영합하려고 나타난 16세기판 신흥종교가 아니란 말이다.

그리스도를 통해 계시된 하나님을 믿는 신앙 안에서 1,500여년의 교회전통을 인정하면서도 맹종이 아니라 새로운 확인과 결단을 통해 신앙의 본질을 밝히며 교회로 하여금 시대에 부응하도록 변혁하려는 것이 개혁자들의 의도였고 프로테스탄티즘의 정신이었다. 당시 캐톨릭교회의 교리와 타락상이 종교개혁의 기치를 드는 촉진제였을 뿐 봉건사회의 붕괴 및 휴매니즘의 대두와 함께 프로테스탄티즘은 하나의 에도스로 캐톨리교회와 함께 1,500여년의 기독교 역사를 공유하면서 적극적인 기독교로 나타났던 것이다.

그러면 프로테스탄트란 무엇인가? 15세기, 16세기의 종교개혁 운동의 결과 나타난 교회들이 프로테스탄트인 것은 분명한데 당시 종교개혁 운동은 루터의 전유물이거나 독일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영국에서는 영국대로 낙스나 즈윙그리를 중심으로, 제네바에서는 칼빈의 영도 아래 그리고 거의 유럽대륙 전역에서,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종교개혁운동이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교회개혁운동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한 마디로 프로테스탄트는 이것이라고 말하기가 곤란하다. 그러나 봉건사회가 몰락하고 휴매니즘이 대두하면서 거세게 불었던 16세기 교회개혁의 물결은 그들끼리는 세부적인 교리나 의식을 달리하면서도 캐톨릭교회와는 신앙과 신조에 있어서 강조점을 달리하고 예배의식이 다르며 생활태도와 의식에도 역시 차이가 나는 한무리의 그리스도 교회들, 크리스천들을 배출해 냈다. 이들을 가르켜 프로테스탄트라고 부르며 그들의 신앙, 신조, 의식, 사상, 생활양식 등을 통털어서 프로테스탄티즘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리고 이들 종교개혁자들을 높이 평가하고 그들의 유산을 신앙의 값진 요소로 생각하면서 그것을 계승하고 지키려는 오늘의 크리스천들을 16세기의 종교개혁은 교회의 분열을 가져온 불평분자들의 행위로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캐톨릭과는 달리 프로테스탄트라고 부르는 것이다.

프로테스탄트들은 종교개혁운동을 하나의 새로운 종교운동이나, 새로운 종파를 탄생케한 운동이라기 보다는 자칫했으며 중세기 잊어버리고 말았을 기독교 복음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다시 확인하고 보존한 기독교 역사에서 중요한 하나의 기원을 이루었다고 생각하고 더우기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 새롭게 보여줌으로써 기독교 신앙에 새로운 활기를 넣어주었다고 평가한다. 그러므로 개혁자들의 작업을 교회사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의 관점은 복음을 적절하게 이해하는데 불가결의 것이었음을 인정하는 크리스천들은 종파에 관계 없이 프로테스탄트라고 부를수 있을 것이다.

프로테스탄티즘의 특성

프로테스탄트들은 캐톨릭과 완전히 다른 그들만의 특별한 신앙을 가지고 있지 않다. 지난 2,000여년을 지내 오면서 기독교 공동체들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서 기독교 복음의 어떤 요소를 강조하기도 하고 , 무시하기도 하고, 상실하기도 하였으며 또 오랫동안 상실하였던 것을 새롭게 발견하고 강조하기도 하는 상실과 회복의 과정을 반복하여 왔다.

프로테스탄트들이 특별히 강조하는 교리나 정신은 종교개혁자들이 참된 신앙을 추구하는 교회라면, 복음을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선포하려는 교회라면? 그리고 옳바른 크리스찬이 되려면 어느 시대나, 어느 장소에서나 받아들여야할 신앙으로 생각한 것들 그중에도 당시 캐톨릭교회에서 소홀히 하였거나 상실했던 요소들을 다시 찾아내어 내세운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것들이 많은 사람의 호응을 얻어 개신교회라고 통칭할 수 있는 교회가 형성되었고 교회와 사회를 변화시키는 큰 힘으로 작용하여 왔다.

프로테스탄트 안에는 수많은 파와 분파들이 있듯이 그들이 내세우는 교리, 신조, 예배방식 등의 세부적인 면에서는 강조점과 차이점이 너무나 다양하여 일사불난한 캐톨릭교회와 같이 이것이 프로테스탄트의 것이라고 분명하게 내세우는데는 어려움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공통되는 몇 가지 특성만을 지적한다면 

첫째로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새롭게 강조하는 것이다. 이점은 마틴 루터의 “하나님으로 하여금 하나님되게 하자”고 한 선언가운데 잘 요약되어 있다. 그것은 하나님의 역할을 대행하려는 어떤 것도 거부하고 하나님의 능력이나 역할에 대한 제한도 거부하면서 적극적으로는 하나님은 종교도,교회도, 성경도, 신조도 그리고 전통도 초월하는 창조주이심을 고백하고 그에 대한 신앙을 무엇보다도 강조하는 것이다. 이와같은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대한 신앙은 예언자적 비판정신과 창조적 저항정신으로 나타났다.

프로테스탄트는 절대자 하나님의 이름 아래 절대적이고 최종적이라고 하는 어떠한 인간의 주장도 거부하고 거기에 항거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유한하고 진리를 곡해할 가능성을 가진데 반해 하나님만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이점에서 프로테스탄티즘은 캐톨릭시즘에 대한 하나의 저항이었다. 캐톨릭에서는 성령의 보호와 인도에 의해서라는 전제가 붙기는 하지만 교회에는 과오가 있을 수 없고 개혁의 여지가 없으며 신앙과 도덕에 관한한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어떠한 종교기구나 신조나 예배형태도 인간의 제한성과? 잘못될 수 있는 가능성을 공유하기 때문에 그것들도 진리에 대한 새로운 조명아래서는 비판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프로테스탄트의 비판정신은 캐톨릭에 대한것만은 아니다. 진정한 비판정신은 자기비판을 수반하는 것이다.프로테스탄트 교회 안에서도 최종적인 권위를 주장하려는 유혹이 거듭 나타났었고 그때마다 자체안에서 비판과 저항이 나타났다. 하나님의 말씀의 빛 아래서 비판한다고 하는 프로테스탄트의 원칙 아래 프로테스탄트교회는 항상 하나님의 심판 아래 개혁의 필요성을 가지고 있는 자신들을 발견하였던 것이다.

이것은 물론 언제나 교회갱생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프로테스탄틍의 강점이지만 불확신과 혼란의 가능성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약점이기도 하다.

비판과 저항의 프로테스탄트 정신은 종교와 교회의 영역에서만 아니라 사회나 정치분야에서도 절대성을 주장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항거하였고 그것은 근세 서구문화에 적극적인 영향을 끼쳐왔다.

둘 째로 프로테스탄트는 믿음을, 개인의 산앙을 강조한다. 루터는 “믿음으로만 의롭게 된다”는 사도 바울의 말씀을 그의 구호로 내세우고 선행으로 하나님의 은총을 사보려는 섯부른 인간의 시도를 경고하였다.

그가 믿음을 강조했을 때 그것은 죄를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이 인간의 선행에 앞서는 것을 의미하지만 한편으로는 하나님의 화해하시는 역사는 전적으로 응답하는 개개인의 신앙에 의해 인간생활 가운데 실현된다는 것을 뜻한다. 신앙이란 하나님의 절대권을 인정하고 예수 그리스도가 살아계신 주이심을 인정하는 행위이며 신앙안에서만?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는 것이다. 신앙은 내가 세뇌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결단을 통해 내리는 응답이다. 그러므로 교회라는 공동체에 속해있다 하더라도개개인은 스스로 복음의 진리를 확인하여야 한다는 것이 프로테스탄트의 신앙관이다. 이것은 “교회라는 방주에 올라타면 저절로 구원을 얻는다”는 생각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러한 개혁자들의 신앙에서 개인의 가치와 인격을 존중하며 중요시하는 프로테스탄티즘이 생겨 났다. 그리고 그것은 “만인사제”사상으로 확대되었다. “만인사제”론은 성직자와 일반, 즉 거룩함과 속된것을 구분하는 캐톨릭의 이원론적인 사상에 대한 반동에서라기 보다는? 개인적인 결단을 통해 신앙을 확인한 개개인은 곧 다른 사람에게 복음을 전파하고 이웃에 봉사할 사제의 직분을 수행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신앙관에서 나온것이라 하겠다.

프로테스탄트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인 성서로 돌아가 믿는 사람들이 자유로 성서를 읽는가운데 예수 그리스도께서 각자의 상황에 따라 인간에게 직접 말씀하시는 복음을 받아들이자고 주장하는 것도 이러한 신앙관에서 나온 것이다.

셋째로 프로테스탄트에서는 “성직자”와 “평신도”, “종교적인 것”과 “세속적인 것”의 구별이 뚜렷하지 않다. 직책상의 차이는 인정하지만 “성직”이 “일반직”보다 우월하다든지 또는 더 중요하다는 생각은 없으며 하나님에 대한 책임감과 공동선에 관심을 가지고 선택한 정직성과 유용성을 지닌 일이라면 어떤일이든 성직에 못지 않는 종교적인 의미와 의의를 가진다고 본다. 즉 일상생활의? 작업을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들어내고 이웃에 대한 사랑을 충분히 들어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크리스천은 매일매일의 일이 그의 신앙과 사랑의 표현이 되도록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이와 같은 소명의식이 자본주의 발전과 경제질서를 확립하는데 어떠한 역할을 끼쳤는가? 하는 것은 역사를 통해서 잘 알려져 있다.

넷째로 하나님의 절대권, 확인하고 결단하는 개인의 신앙, 성과 속을 구별하지 않고 신자들은 모두가 사제라고 보며 일상생활을 높이 평가하는 프로테스탄트의 신앙은 기독교 공동체 곧 교회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가져왔다.

물론 교파에 따라 교회관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프로테스탄트의 교회관은 역사적 공동체로서의 교회를 절대화 하려는데 대한 끊임없는 비판과 저항 사이를 왔다 갔다하는 변증법적인 자세라고 말 할 수 있겠다. 프로테스탄티즘에서는 교회의 의식과 신앙의 중심적인 요소들은 계속 유지, 보존하면서도 복음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교회의 개혁을 인정할 뿐 아니라 필요하다고 확신한다. 즉 교회의 전통은 언제나 개혁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살아계신 하나님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여 새로운 방법과 의식 및 사상을 통해 자신을 나타내신다고 믿기때문에 날로 새로워 지는 것은 교회의 본질이다.

항상 갱신하는 교회. 그것이 프로테스탄트 교회의 본질이며 그렇지 못할 때 항상 비판하고 도전하는 것이 프로테스탄트의 사명이다.

맺는 말

지금까지 본대로 프로테스탄티즘은 순순한 신앙공동체로서의 특징과 사상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단지 신앙적인 유산이나 신학적인 자산으로만 본다면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프로테스탄티즘은변화하는 서구 사회의 지적, 사회적, 경제적 모습과의 관계에서 볼 때에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테스탄티즘은 서구 문화와 서로 영향을 받으며 존재하여 왔다는 말이다. 신앙을 증언하는 것과 문화속에서 생동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프로테스탄티즘에 주어진 사명이었고 그것은 바로 어떠한 인간상황에서도 적절하고 생명력 있는 복음을 유지하려는 노력이었다.

16세기 종교개혁 이후 프로테스탄트 교회 안에서 일어났던 개혁운동과 아메리카 대륙에서의 츄리탄 운동, 18세기 유럽대륙과 미국에서 일어났던 경건주의 운동 , 19세기 전 세계로 번졌던 선교운동, 20세기 초 자유주의와 신정통주의 신학의 대두 그리고 20세기 후반의 에큐메니칼 운동 들은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그 시대, 그 상황에 맞는 신앙을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서 발전으로 발전이라는 조명 아래서만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한국과 미주 한인사회에는 많은 교회와 크리스천들이 있다.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2017년을 맞이하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과연 얼마나 많은 교회들이 변화된 환경과 변천하는 세계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곳에서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듣고 그것을 적절하게 전파하고 있는지?

변화에는 아랑곳 없이 몇 몇 신조만을 염불 외듯 외우면서 하나님과 교회의 이름으로 새로운 환경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도전을 묵살하고 억압하지는 않는지?

교회안이나 교인들간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움직임을 교회갱신을 위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적절히 응답하는지 아니면 교회분열의 불씨로 보고거부해 버리는지?

신앙과 교회는 성직자의 전담사항이요 일반인은 별 볼일 없다는 생각으로 교회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요즘에 와서는 캐톨릭 교회들이 교회의 문을 활짝 열고 밖으로부터 오는 도전 앞에 교회를 갱신하려는 노력을 보이는데 반해 도리어 많은 프로테스탄트 교회들이 울타리를 쌓고 문으 닫아 잠그고 안주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듯하다.

부단히 회의하고 저항하는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새롭게 적응하고 창조하는 동적인 교회, 그것이 프로테스탄티즘을 간직한 오늘의 교회요 그러한 교회들에 참여하는 크리스천들이 오늘의 프로테스탄트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2017년을 맞이하면서 16세기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활짝 꽃피웠든 교회개혁 운동을 공부해 보려고 한다. 500주년 기념일 되는 2017년 10월 31일까지 루터를 위한 종교 개혁자들의 생애와 사상, 활동 등을 살펴보며 그들의 배경이 되었든 사회상과 그들이 사회에 끼친 영향 그리고 그들의 일화 등을 폭넓게 소개하면서 종교개혁과 프로테스탄티즘에 대한 이해를 높혔으면 한다.

(김상신 님은 은퇴후 본 웹진 <늘푸른나무>를 제작하면서 주로 역사에 관한 글들을 쓰고 있으며 그동안 <역사로 배우는 미국>,<지리로 배우는 미국>, <미켈란젤로 천정벽화의 비밀> 등을 연재하였으며 역서로는 <역사와 희망>, <크리스천의 역사이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