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 섭의 <흰 소>
20세기 현대 미술에서 스페인에는 피카소, 불란서에는 마티스가 있었다면 한국에는 이 중섭이 있었다고 할 정도로 그는 한국 현대 미술의 개척자이며 전설 같은 천재 미술가로 특히 6.25 전쟁 당시 피 비릿내 나는 한국의 운명을 같이 하면서 고전하며 작품 활동을 한 화가이다.
20세기 초반에 유럽으로부터 밀어 닥친 현대 미술을 1940년대에 동경에서 유학중이던 이 중섭은 누구 보다도 먼저 소화하고 터득한 현대미술가였다.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 강력한 개성을 발휘한 그의 예술은 그의 천재성과 진실한 그의 인격을 바탕으로 50년대에 한국인으로서는 드물게 현대 미술 작품들을 창작하였다.
여기 소개하는 “흰 소”는 1954년 나무 판대기 위에 그린 유화인데 소는 그의 자화상이기도 하면서 그에게는 한국인의 삶과 기상을 상징하는 향토적 주제였다. 한국인의 강인한 투지와 당시의 우리 민족의 분노를 절실하게 표현하여 우리는 그의 그림에서 흰 소의 외침을 들을 수 가 있다. 검은 빛과 흰 빛의 붓질이 강력하게 율동하면서 어두운 배경에서 돌진하는 소의 모습은 바로 전쟁 당시의 우리의 민족혼을 이처럼 처절하게 표현한 것이다. 서양화라고 하면 당시에는 아름다운 인상주의 풍의 그림을 상상하게 되는데 이처럼 대담한 필치로 흰 소의 표정을 강하게 그려 내어 당시 미국의 추상 표현주의를 뺨 치는 작품이다. 소 뒤의 어두운 배경도 주제 분위기를 잘 나타내고 있다.
이 중섭은 미술 재료를 살 돈이 없어서 담배 포장 은박지에 많은 그림을 그리었는데 그러한 그의 작품들은 최근 천문학적인 값으로 매매되고 있다. 뉴욕의 현대 미술관에도 그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는데 그는 6.25 당시 생활고와 개인적인 비극이 겹쳐 영양 실조로 비참하게 40세에 운명하고 말았다. 그의 임종은 어느 병원에서 주인을 몰라서 사흘이나 방치될 정도로 눈물나는 최후를 보내었다.
금년은 특히 소의 해가 되어 한국에서는 그의 소 그림들이 소의 뜻을 아로색이며 더욱 더 인기 상승 중에 감상되고 있다고 한다.
(이 해설을 쓰신 임이섭님은 서울미대와 IIT의 Institute of Design 에서 응용미술을 전공하고, 시카고 교외 Lincolnwood 에 거주하면서 평화 미술에 관심을 갖고 작품전시를 거듭하여 왔습니다. www.aesop-art.com 에서 그의 작품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명화감상-이중섭의 <흰 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