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문화산책/2917년 6월>

새빨간 장미-로버트 번스

오, 내 사랑은 6월에 갓 피어난
새빨간 장미 같아라.
오, 내 사랑은 곡조 따라
감미롭게 울리는 가락 같아라.

바다란 바다가 다 마를 때까지, 내 사랑아
바위가 태양에 녹아 없어질 때까지
오, 그대 영원히 사랑하리라, 내 사랑아
내게 생명이 있는 동안은.

그러나 잘 있어요. 단 하나뿐인 내 사랑
잠시 동안 작별하니 잘 있어요!
내 다시 돌아올 테니, 내 사랑아.
그 길이 아무리 만 리 길이라 해도(부분)

*로버트 번스(1759-1796)-영국의 시인이자 작사가.각지의 농장을 돌아다니며 농사를 짓는 틈틈이 옛 시와 민요를 익혔다. 스코틀랜드 서민의 소박하고 순수한 감정을 표현한 서정시를 많이 써서 스코틀랜드의 국민시인으로 사랑받고 있다.

장영희의 한마디- “니들이 사랑을 알아?” 서울역에 잠깐 앉아 있는데 뒷좌석에서 父子인듯한 두 사람이 사랑론을 펼치고 있습니다.
“니들이 사랑을 아느냐구, 그 여자 집 밖에서 창문 바라보며 열 시간 있어 봤어? 찻집에 오지 않는 그녀를 다섯 시간 기다려 봤어?”
“치, 그게 스토킹이지 무슨 사랑이에요.”
“그녀 앞에선 내가 발가락의 때만도 못하게 느껴지는 것, 그게 바로 사랑이야.”

“바다가 마를 때까지, 바위가 녹아 없어질 때까지 그대를 사랑한다:라는 시행은 학생들 작문책에 과장법의 예로 나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 자체가 과장법 아닌가요. 심장이 자꾸 부풀어 올라 터질 것 같고, 그 사람이 나보다 훨씬 커 보이고, 이 세상이 실제보다 훨씬 더 아름다워 보이고, 내 마음이 끝없이 커져 이 세상 모든 게 용서되는 것, 그게 바로 사랑 아닌가요.

*장영희 쓰고, 김점선 그림<다시, 봄>(샘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