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을 나눌 때
누군가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 그가 의미를 찾도록 격려해 주는 것.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긍정해 주는 것. 그가 중요한 사람임을 알게 해 주는 것. 자기 판단이나 자학을 하지 않도록 이끌어 주는것 등이 삶에 용기를 북돋워주고 새로운 삶을 살게 하는 일이다. 누군가의 기쁨을 함께 나눌 때 우리는 그의 삶을 축복해 주는 것이다.
제시는 마치 숨을 쉬듯 그런 일을 자연스럽게 해내는 사람이다. 그녀의 삶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축복이 넘쳐흐르는 아주 행복한 사람이다. 그녀는 결장암을 두 번이나 앓았고 인생에서 여러 번 좌절을 체험했다. 하지만 그녀가 지닌 기쁨은 그녀를 만나는 사람이면 누구나 느낄 수 있다. 그녀와 함께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미소를 짓게 된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다고 한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생일을 가장 먼저 축하해 주고 결혼 기념일을 기억해주며 가장 먼저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그녀가 잘 아는 사람이거나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거나 상관이 없다. 사람들은 어떤 좋은 일이 생기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가장 먼저 제시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그녀는 항상 누군가의 이야기를 눈을 반짝이며 들어준다. 그녀에게 이야기를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진다.
오래전 우리는 함께 진료실에서 지난 6개월의 항암치료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다른사람이 앞서 나갔을 때 질투를 느낀 적은 없는지 물어보았다. 그녀는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제시, 그 비결이 뭐지요?”
그녀는 조금 심각한 표정으로 기쁨은 어떤 개인적인 것은 아닌듯 하다고 대답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그녀는 삶의 경험을 통해 그것을 알게 되었다고 설명하였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진정으로 함께 기뻐해줄 때 사람들은 마음을 열고 기쁨을 나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고 했다.
“제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때 저는 늘 축하해주기 위해 그들과 함께 거기 있었어요. 그들의 행운이 저에게도 행운을 가져올 것처럼 온전하게 그들과 기쁨을 나누지요. 그렇게 하면 정말 저도 행복해져요.”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기는듯 하더니 싱긋 웃으면서 말했다.
“물론 바로 그때 그일이 저에게도 일어나는 것이지요.”
제시가 처음 결장암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복부 전반에 암이 퍼져 있었다. 담당의사는 할 수 있는 만큼의 암 세포를 제거했다. 물론 한번의 수술로 암 세포를 다 제거할 수는 없었다.
“그 선생님은 할 수 있는 만큼 저를 편안하게 해주었어요.”
놀랍게도 그녀가 암 수술을 받은지 벌써 15년이 흘렀다. 그녀는 아주 건강하게 잘 살고 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주고 행복하게 해주면 자기 자신의 생명력까지도 강하게 되는 것일까?
Rachel Naomi Remen지음 <할아버지의 기도(My Grandfather’s Blessings)> 문예출판사>에서
기쁨을 나눌 때-Racher Naomu Rech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