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며 -틱낫한 지음
눈을 뜨며 나는 미소를 짓네
아직 쓰지 않은 스물두 시간이 내 앞에 있네
매 순간을 꽉 차게 살리라
모든 존재를 자비심으로 바라보리라 다짐하네
하루를 시작할 때 미소로 시작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 미소를 짓는다는 것은 평화와 기쁨 속에서 살겠다는 결의를 갖고 있음을. 이를 스스로 깨닫고 있음을 뜻한다. 얼마나 많은 날들을 생각 없이 흘려 보냈는지, 삶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를 깊이 들여다보고 미소 지으라. 진정한 미소는 깨어 있는 마음에서 나온다.
잠에서 깨는 순간 미소를 짓기 위하여 나뭇가지, 나뭇잎, 그림 혹은 짤막한 문구를 창문에 걸어놓거나 침대 위로 늘어뜨려놓으라. 그리하여 잠에서 깨자마자 미소 짓는 것이 습관으로 배고 나면 이런 장치들은 필요 없게 된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귓전에 앉을 때, 햇살이 창문으로 흘러들 때 자연스럽게 미소가 떠오를 것이고 그로 인해 더욱 부드럽고 이해심 넘치는 자세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이 게송의 마지막 줄은 법화경에서 가져왔다. 자비의 눈으로 모든 대상을 바라보는 존재는 관세음보살, 즉 자비의 보살이다. 법화경에서 이 부분은 이렇게 쓰여 있다.
“자비로운 사랑의 시선으로 살아 있는 모든 것을 본다.”
이해하지 못하면 사랑할 수도 없다. 이해하려면 대상을 알아야 하고, 대상의 거죽을 뚫고 들어가야 한다. 그러면 이들을 사랑으로 대할 수 있다. 사랑의 원천은 완전히 깨어 있는 마음이다.
틱낫한의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기적>에서
(Thich Nhat Hahn은 베트남 출신 승려이자 평화운동가로 세계인의 영적 스승, 살아 있는 붓다로 불린다. 1960년대 그가 주장한 '참여불교,Engaged Buddhism)'는 내세론에 기댄 기존 불교의 빗장을 열고 사회문제에 적극 참여하는 것을 기본정신으로 삼아 전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80년 초반 프랑스에 망명하여 수행공동체 'Plumvillage'를 설립하고 현대인들에게 영적 안식을 주며 종교의 실천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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