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조주에게 쓰는 편지
스탕 루지에(Stan Rougier)
(에브리 교구 사제로 <주님의 날>과 <프랑스 퀼튀를> 라디오 방송 설교자이며 작가이기도 하다)
저는 반세기 전부터 매일 당신의 편지를 읽고, 매일 당신께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오늘 쓰는 제 편지는 다른 사람의 손에 개봉될 것입니다. 저는 볼테르처럼 당신께 이렇게 쓰고 싶었습니다. “모든 존재, 모든 사람, 모든 시간의 신이신 당신께 편지를 씁니다. 당신께서는 결코 저희에게 증오할 마음과 목 조를 손을 주지 않으셨습니다. 저희가 서로 도와 덧없고 함 겨운 삶의 짐을 견딜 수 있게 해 주소서. . . .”.
‘하늘’(모든 것 너머)에 계신 우리 아버지. 사랑을 믿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숨어 계시는 아버지, 저는 당신의 이름이 더 이상 진흙탕 속에 나뒹굴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저는 젊었을 적에 품었던 생각을 세월이 흘러도 종종 되새기게 됩니다. ‘당신께서 존재하신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겠지요.’
당신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은 우리가 당신을 다른 사람으로 오해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당신이 억압과 공포로 우리를 조종한다고 의심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오직 사랑으로 우리를 대하고 붙듭니다.
우리는 당신이 소중한 사람들의 죽음을 묵인하고 있다고 의심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오직 그들의 삶만을 묵인할 뿐입니다
우리는 당신이 인색하며 숨은 죄인을 찾아내는 사람이라 말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우리의 인색함을 오직 따뜻한 사랑으로 감쌉니다.
우리는 당신이 슬프고 케케묵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모든 기쁨의 근원입니다.
우리는 당신을 억압받는 사람들의 아편이라고 비난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모든 해방을 고무하는 분입니다.
우리는 당신이 과학적 연구들과 모순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탐험하고 이해해야 할 무한한 우주를 우리에게 주십니다.
우리는 당신을 복수심이 강한 분으로 상상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우리가 숨쉬듯 용서하십니다.
우리는 당신이 종교재판과 광신행위의 선동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그것의 희생자입니다.
우리는 당신이 침묵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당신의 말을 들어보라고 우리에게 애원하느라 목이 쉬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만든 가짜 이미지들로 당신을 속입니다. 이 오해는 꼭 음모 같습니다. 누가 그것을 선동했을까요? 어떤 이득을 보려구요?
당신의 이름을 내세워 멸시하고, 배척하고, 복수하고, 살인하는 사람들은 사랑이신 그 이름을 모독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당신의 것이 아닌 뜻에 당신을 끌어 들입니다. 당신께서 예언자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말씀하셨듯이 말입니다. “너희의 교만 때문에 나는 남몰래 가슴이 메어 울 것이다.”(예레미야서 13장 17절)
저는 더 이상 당신에게 아무런 불만도 없습니다. 다만 아이히만이나 스탈린에 대해. 흑사병과 유대인 집단학살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당신께서는 제게 무슨 말을 하시겠습니까? 당신께서도 그것 모두의 희생자였다는 얘기가 아니라면 말이십니다.
나의 창조주에게 쓰는 편지-스탕 루지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