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명화감상/2016년 7월>

에드와드 힠스(Edward Hicks,1780-1849)의 <평화로운 왕국(The Peaceable Kingdom(1834)>

Oil on canvas
74.5 x 90.1 cm (29 5/16 x 35 1/2 in.)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와싱톤 DC의 국립미술관에 소장되어 수많은 관광객들이 눈길을 끌고 있는 작품 <평화로운 왕국(The Peaceable Kingdom(1826)>을 그린 에드와드 힠스는 19세기 상반기에 활동한 미국의 민속화가라고 할 수 있다.

일찍 부모를 여윈 그는 정규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마차 만드는 공장에서 도장(塗裝)하고 그림을 그리는 방법들을 배우면서 도제(徒弟) 생활을 하는 가운데 그림을 익혔고 그의 실력은 독자적으로 마차의 외부장식을 맡아 그릴 정도가 되어 사업도 번창하게 되었다.

독실한 퀘이커교도 집안에 입양되어 성장한 그는 퀘이커 사회의 정식 멤버가 되었으며 1813년에는 순회 설교자로 생활하면서 그림 그리는 사업도 계속하려 하였으나 극히 검소한 생활을 강조하고 불필요한 장식을 죄악시하는 교회의 분위기가 그의 미술활동을 힘들게 하였다. 고민 끝에 그는 순회 설교자직을 사임하고 퀘이커 교회의 정식 평신도 화가로 그림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다.

자수성가한 다른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힠스는 1820년부터 <평화로운 왕국>이라는 주제로 그림들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구약성경 이사야서 11장 6-8절에 나오는 내용을 중심으로 이사야가 꿈꾸던 <평화로운 왕국>을 그려보고, 수정하고 다시 형상화하면서 모든 짐승들이 한데 모여 서로 조화를 이루며 평화롭게 생활하는 화폭의 세계를 완성해 나갔다.

1849년 그가 세상을 떠날때까지 그린 수 백편의 그림들 가운데 많은 그림들이 <평화로운 왕국>에 속하지만 어느 하나 그대로 카피한 것이 없고 조금씩 그 모습을 달리하면서 같은 평화로운 공존을 다룬 그림이라는 점에서 같은 인상을 주는 그림들이다. 짐승들의 공존에서부터 펜실바니아 자연과 피조물들의 공존, 후대로 오면서는 인디언들과 이주민들의 공존 등을 폭넓게 추가해 나갔다.

1834년에 그린 이 그림에는 펭실바니아의 자연과 짐승들의 낙원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뒷쪽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인디언 원주민들과 백인 이주민들이 함께 평화를 이루는 모습이 추가되었다. 또한 그림의 앞부분에서는 짐승들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 까지도 함께 평화를 누리고 있다.

이 그림들은 무엇보다도 에드와드 힠스의 퀘이커 신앙과 퀘이커 컴뮤니티의 평화사상을 잘 표현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평화운동에 끼친 퀘이커 캄뮤니티의 공헌과 함께 길이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