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문화산책/이달의 명화/2017년 10월>

칼라바지오의(Michelangelo da Caravaggio 1571-1610)의 <희생제물 이삭(Sacrifice of Isaac )>1603

Oil on canvas
104 cm × 135 cm (41 in × 53 in)
프로렌스의 우피치에 소장

르네상스기에 화가들이 즐겨 그렸던 구약의 이야기들 가운데는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아브라함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어느날 하나님은 100세의 아브라함을 불러 90세의 사라를 통해 아들 이삭을 주실것을 약속하신다. 1년후 약속대로 아들 이삭을 얻은 아브라함은 애지중지 이삭을 기르는 가운데?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아들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 그곳에서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고 명하신다. 아브라함은 한마디 항의도 없이 번제에 필요한 물건들을 준비하여 사흘 길을 가서 하나님이 지시한 곳에 이르러 제단을 쌓고 이삭을 묶어 제단위에 올려 놓은뒤 손에 칼을 들고 아들을 잡으려고 한다.(창세기 22장 이하)

이때

“아브라함아, 아브라함아!”

어서 말씀하십시오.

아브라함이 대답하자 하나님의 천사는 이렇게 말하였다.

“그 아이에게 손을 대지 말라. 머리톨 하나도 상하지 말라.”

하는 소리가 들렸고 아브라함의 신앙심을 시험해 본 하나님은 “네가 하나님 두려워 하는 줄을 이제 알았다”고 하시며 미리 준비하였더 산양으로 제사를 드리게 한다

어쩌면 전해 오는 신앙 좋은 아브라함 할아버지의 이야기때문이 아니라 22장에 기록된 극적인 표현때문에 화가들이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그리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 장면을 그린 르네상스시대의 화가들 가운데는 안드레아 엘 사르토의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아브라함, 1529년경)>, 베르네체의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아브라함,1585년 경)>, 카라바조의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아브라힘, 1603년경)> 그리고 렘브란트의 <이삭을 제물로 바치는 아브라함, 1636년 경)> 등이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한 손에는 칼을, 다른 한 손이나 어깨에는 다급한 천사의 팔이 올려져 있는 “아브라함아”라고 부르는 다급한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그 가운데서도 1592년부터 1610년 사이 로마, 나포리, 말타 등 이태리 전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한 이태리 화가 카라바조의 그림은 인간의 심리적, 육체적 상황을 빛의 조명을 극적으로 구사하여 현실감이 돋보이도록 그렸다는 점에서 사실주의적인 묘사가 눈에 띠는 작품이다.

뒤로 손이 묶인채 한손으로 목덜미가 잡힌 이삭의 놀란 얼굴 모습은 긴박한 상황을 그대로 전해 주고 있으며 칼을 쥔 아브라함의 팔을 검어쥔 천사의 힘센 팔은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아브라함과 이삭과 천사와 산양을 전면에 배치하고 어두운 게곡을 배경으로 환한 조명을 통해 바로 옆에서 일어난듯한 생동감을 주고 있다.

미란에서 미술교육을 받기 시작하여 로마로 옮긴 카라바지오는 20대에 이미 화가로서의 명성을 떨쳤고 후년에는 당대의 가장 뛰어난 이태리 화가로 인정을 받았다.

카라바지오는 싸우는 장면이나 죽음과 고통의 순간같이 결정적인 순간이나 장면을 생생하게 표현하는데 특기가 있으며 특히 모델을 세워 놓고 직접 캔버스에 순식간에 그림을 그리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40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카라바지오는 한때 바로크 그림에 영향을 끼쳣으나 20세기에 와서 다시 관심을 끌게 되었으며 특히 단순한 현대 미술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