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가 미국을 형성하는데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미국의 시사주간지 TIME은 2009년 10월 12일자에서 Bruce Feiler의 신간 <America's Prophet:Moses and the American Story>의 내용을 발췌 소개하였다. 여기에 전문을 번역하여 소개한다.
미국의 혁명기에서부터 냉전시대까지 구약성경의 영웅 모세는 미국의 성격을 보여 주는 종교적인 상징이었다. 오늘날 우리는 모세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바락 오바마는 자신이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고 발표한지 3주만인 2007년 3월 4일 “우리는 수많은 모세들과 함께 자리하고 있습니다”고 언급하였다. 알라바마 주에서 여러 민권운동의 기수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이야기 한 것이다. 오바마는 대통령을 위한 자신의 도전을 종살이하는 이스라엘 민족을 자유로 이끌어 낸 모세의 전승과 연계한 것이다. “나는 모세의 세대들에게 감사합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여호수아 역시 할 일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여야 합니다. 모세는 위대하였지만 그는 강을 건너 약속의 땅을 볼 수는 없었습니다.”
대통령 취임 8개월이 된 지금 오바마는 모세를 다시 한번 되돌아 보기를 원할는지도 모른다. 건강보험 문제에서부터 아프카니스탄 전쟁 문제 등 오바마 대통령은 한편으로는 단단히 자리잡은 바로의 기성세력과 또 다른 한편으로는 진중하지 못하고 완고한 민중들의 의심과 반란에 직면하고 있다. 그렇다면 오바마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의 교훈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와싱톤에서 레건에 이르는 전임 대통령들과 같이 오바마는 어려움에 처하여 있는 미국민들을 이끄는데 도움이 되도록 모세의 이야기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필그림에서부터 건국 선조들에 이르기까지, 남북전쟁에서부터 민권운동에 이르기까지 미국사람들은 위기 때마다 모세를 바라보았다. 왜냐하면 모세의 이야기는 위험과 약속의 길을 보여주는 지도였기 때문이다.
필그림들의 곤경
모세의 이야기는 기원전 13세기경 이스라엘 민족이 에집트에서 노예생활 하는 데서 시작된다. 바로 왕이 이스라엘의 모든 남자아기들을 죽이라고 명령한 뒤 모세는 나일강의 갈대 숲에 던져졌고 바로의 딸에 의해 발견되어 궁전에서 키워졌다. 성년이 된 모세가 ‘동족’을 때리는 에집트 인을 살해하고 광야로 도망친다. 얼마 후 그곳에서 불타고 있는 나무덩굴 사이에서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하라는 부름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 순간이 모세가 지도자로서 테스트를 받은 첫 번째 시간이었다. 아무런 책임도 부담도 없는 현재의 자유로운 생활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수 세기 동안 노예로 고생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해방시키는 일에 목숨을 걸 것인가?
이스라엘 백성들의 곤경은 초기 아메리카 정착 자들에게서도 반복되었다. 수 세기 동안 카토릭 교회는 성경을 직접 읽는 것을 금하였다. 그러나 개신교의 종교개혁은 인쇄술의 발명과 때를 같이하면서 일반 독자들에게 그들의 방언으로 된 성경을 안겨주었다. 개신교도들이 성경을 통해 발견한 것은 그들은 교회에 의하여 복종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의식과 유토피아, 새로운 세계를 향한 열망을 일으켜 주는 이야기였다. 필그림들은 모세의 이러한 면을 강조하였다. 일단의 개신교도들이 1620년에 영국에서 떠났을 때 그들은 자신들이 그들의 바로인 제임스 왕을 피해 도망친 선택된 백성이라고 묘사하였다. 대서양 상에서 그들은 그들의 항해가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이 에집트를 떠났을 때와 같이” 절박한 것이었다고 선언하였다 그리고 그들이 케이프 코드(Cape Cod)에 도착하였을 때 하나님께 험난한 홍해를 무사히 건너게 해주심을 감사 드렸다.
독립전쟁을 치르던 혁명기에 초강대국 영국에 반기를 들고 일어나 곤경에 처한 백성들의 주제는 미국의 정체성을 찾아 ‘나가자’는 것이었다. 1776년에 베스트셀러였던 두 권의 책이 모세를 다루고 있다. 도마스 페인의 ‘상식론(Common Sense)’은 영국의 죠오지 왕을 ‘완악하고 음침한 성경의 바로’라고 불렀으며 사무엘 셀우드는 ‘광야에 날아 든 교회(The Church’s Flight into the Wilderness)’에서 하나님은 식민지들을 에집트의 속박에서 구원하셨다고 하였다고 묘사하였다.
모세의 이미지는 당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져서 7월 4일 독립선언서에 서명을 하고 의회가 도마스 제퍼슨과 벤자민 프랭클린 그리고 죤 아담스에게 미 합중국(the United States)을 상징할 문장(紋章)을 만들어 보라고 요청하였을 때 그들이 추천한 것이 한쪽에서 물이 바로의 군대를 덮치는 가운데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고 홍해를 건너는 모세의 상이었다. 그들의 눈에 모세야 말로 진정한 아메리카의 ‘국부(國父)’ 엿던 것이다.
그러나 노예상태에서 도망쳐 나온다는 것은 이야기의 절반에 불과하다. 그 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사막에 이르렀고 한동안 무법상태에서 살아야 했으며 그 때문에 십계명이 빨리 주어졌다. 새로운 질서를 중심으로 모일 때 군중이 한 나라를 이루는 것이다. 자유는 법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
미국사람들도 혁명 이후에 유사한 혼란에 직면한 적이 있다. 콘네티커트의 한 목사는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의 불평을 잠재우는 데는 40여 년의 시간을 보냈다며 지금 “우리들도 똑 같은 바보짓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리고 별로 내키지 않아 하면서도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에집트에서 이끌어 내고 십계명을 전해 주었든 것과 같이, 와싱톤 역시 별로 내키지 않아 하면서도 식민지들을 이끌어 승리를 얻었고 헌법을 제정하도록 하였다는 것이다. 두 지도자의 비교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와싱턴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를 추모하는 추모사의 3분의 2는 “미국의 지도자요 국부인 워싱톤”을 “유대나라의 첫 번째 인도자 모세”와 대비하였다.
나의 백성들을 가게 하라.
건국 초기에 모세가 식민지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역할을 하였지만 한 세기가 지난 후에는 나라를 분열시키는 문제에 말려들기도 하였다. 이스라엘이 노예로부터 도망친 사실은 ‘바로의 군대를 물리쳐라’(Turn back Pharaoh’s Army)’를 위시해서 노예들의 국가라고까지 불리던 그 유명한 ‘Go Down, Moses’, 등, 노예들의 영가(靈歌)의 주제가 되기도 하였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에짚트에 있을 때/내 백성들을 내 보내라/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학대를 받았으니/ 내 백성들로 하여금 가게 하라.”
흑인영가들은 정해진 멧세지를 보내었다. 프레드릭 더그라스가 쓴것과 같이 그와 그의 동료들이 “오 가나안, 꿀이 흐르는 가나안/나는 가나안 땅으로 간다네” 라고 노래할 때 감시자들은 그들이 백인들의 하나님을 예배한다고 믿었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그것은 ‘지하열차(Underground Railroad)’를 타고 도망가겠다는 뜻이었다. 지하열차 운동을 이끌었던 유명한 해리엣 터브만(Harriet Tubman)은 그들의 모세로 불렸었다.
그리고 노예 폐지론자들이 출애급기를 가지고 노예제도를 비판하였지만 남부 사람들은 도리어 출애급기를 가지고 노예제도를 옹호하기도 하였다. 주들간에 벌어졌던 전쟁은 모세들 간의 전쟁으로 되어버렸다. 노예옹호론자들은 몇몇 성경구절을 인용하면서 아브라함도 종을 부렸고 모세도 첫 번 유월절에 종들을 초청하였으며 예수도 노예들을 해방시키기 위한 어떠한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며 성경도 노예제도를 인정한다고 주장하였다. 미국인들을 하나로 묶어 주었던 그 책이 노예문제로 갈라놓는 역할을 한 것이다.
이 나라를 다시 하나로 연합시킨 것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성경을 가장 많이 인용한 아브라함 링컨에 의해서이다. 반대파에 의해 바로 왕이라고 불렸던 아브라함 링컨은 “하나님께 약속한 후” 노예들을 해방시켰다. 그는 게티스버그 연설에서 출애급기를 인용하였다. 링컨이 죽었을 때 와싱톤 때와 같이 그는 모세로 비유되었었다. 비쳐(Henry Ward Beecher)는 링컨을 추모하면서 지금까지 “유대인들에게 율법을 전해준 인물보다 더 훌륭한 인물은 역사상 달리 찾아볼 수 없습니다. 역사상 그의 죽음과 같이 감동적인 사건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제 다시 한 위대한 지도자가 역경과 슬픔과 전투와 전쟁들을 잘 견디어 내고 약속된 평화의 땅을 지척에 두고 그곳에 들어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며 안타까워 하였다.
링컨의 암살은 모세를 보다 오래 기억하게 하여 주었다. 그것은 죽은 대통령을 기념하여 프랑스에서 미국에 선물한 자유의 여신상을 통해서이다. 조각가 배돌디(Frederic Baetholdi)는 신화에 나오는 자유의 여신을 모델로 하였지만 모세에게서 두 가지 성상들을 차용함으로 여신상을 더 돋보이게 하였다. 그것들은 그녀의 머리를 둘러싼 광채(光彩)와 그의 팔에 들려있는 동판으로 이것들은 모세가 시내산에서 10계명 동판을 들고 내려올 때의 모습을 본 딴 것이다. 멧세지는 자유는 법과 더불어 온다는 것이다.
모세와 수퍼맨
20세기에 들어와 세속주의가 득세하면서 성경의 영향력이 감퇴되어가며 모세는 롤 모델의 하나로 녹아버렸다. 그러나 흥미로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는 아메리칸의 영웅으로 너무나 잘 알려졌기 때문에 그는 성경을 초월해서 소설과 TV 등, 대중문화의 영역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수퍼맨은 일부가 모세를 모델로 한 것이다. 만화에서 영웅을 만들어 내고 있는 클리브랜드출신 제리 시겔(Jerry Siegel)과 죠 슈스털(Joe Shuster)는 유대인 출신으로 토라에 나오는 영웅들로부터 자신의 등장인물들을 만들어 그려내고 있다. 전멸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나일강에 띄워놓은 애기 모세와 같이 애기 수퍼맨은 인류의 멸종을 피하기 위하여 로케트에 실려 우주로 발사된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해방하기 이전에 이방인들의 세계에서 자라난 것과 같이 수퍼맨은 인간들을 돕도록 부름을 받기 전에 외계인들의 환경가운데서 성장하였다.
그러나 모세를 냉전 중에 미국인들의 힘의 상징으로 만든 것은 세실 드밀(Cecil B. DeMile) 이다. 1965년에 만든 대 서사시 영화 ‘10계’는 감독 드밀이 직접 화면에 나와 “이 영화의 주제는 인간이 하나님의 법에 순종해 살것이냐 아니면 독재자의 종 잡을수 없는 변덕에 따라 살것이냐로 이와 꼭 같은 싸움이 오늘날도 전 세계에서 계속되고 있읍니다”라는 인사말로 시작하는데 지금까지 제작된 영화가운데 5위를 마크할 정도로 높이 평가 받고 있다. 드밀 감독은 자신의 구상을 강조하기 위해서 배역도 대부분 이스라엘인 역에는 미국배우들을. 에집트인 역에는 유우럽계 배우들을 배정하였으며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촬톤 헤스톤은 자유의 여신상 포즈를 취하고 모세 5경의 세 번째 책인 레위기에서 인용하여 ‘자유의종’에 새겨 넣은 “모든 땅과 그곳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유를 선포하라”고 왜친다.
현대 미국인들에게 모세의 한탄은 여러가지 면에서 그의 호소력을 분명히 하고 있다.자유의 기수였지만 그는 실망의 선지자였다. 40여 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끈 후 모세는 하나님에게 불복종한 죄로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하게 된다. 마틴 루터 킹 목사만큼 모세 이야기의 이 부분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1956년에 행한 전국적인 연설에서 킹 목사는 미 연방 대법원을 모세에 비유하며 인종차별의 홍해를 갈랐다고 이야기 하였다. 12년 후 그가 죽기 전날 밤 킹 목사는 자신은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예언하였다. 그는 “나는 산 꼭대기에 서 있습니다. 나는 산 아래를 내려다 봅니다. 약속의 땅을 내려다 봅니다.? 그러나 나 자신은 여러분들과 함께 그곳에 가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늘밤 우리들은 한 국민으로서 우리들에게 약속된 땅에 들어가게 되리라는 것을 분명히 아시기 바랍니다.”고 하였다. 모세와 킹은 비록 위대한 지도자라도 약점이 있다는 것을 우리들에게 상기시켜주고 있다.
그래서 현재 백악관의 주인인 오바마는 거의 모든 그의 전임자들이 영감을 받은 이 위대한 구약성서의 인물에게서 무슨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첫째로 우유와 꿀을 팔라는 것이다. 오바마는 백악관에서 유월절 축제를 지내는 첫 번째 대통령이다. 그러나 그는 그 의식의 초점을 잊을 수도 있다고 본다. 모세의 이야기는 무엇보다도 하나의 이야기이다. 그것은 희망의 이야기이다. 정책을 협상하기 위한 구체적인 내용들은 그대로 좋다. 그러나 사람들로 홍해에 뛰어들게 하였던 것은 우유와 꿀의 비젼이다.
둘째로 나일강을 기억하라. 이민 문제를 다룰 때 더 엄격한 규제를 할까, 전 국민보험을 시행할까 말까 씨름하면서 대통령은 하나님이 노예로 학대 받는 자기 백성들의 신음을 들으실 때부터 모세이야기의 도덕적인 초점은 모든 사람들을 돌보는 사회를 건설하는데 있었다는 것을 상기하여야 한다. 토라는 36번이나 이스라엘 백성은 에집트에서 ?이방인 되었던 때를 기억하고 이방인들에게 친절 하라고 강조한다.
셋째로 시내산에 올라가 있던 사람은 열을 받았다. 성경은 적어도 12번이나 반란이 있었고 그때마다 사람들은 모세를 뒤집어 엎으려고 하였다고 전한다. 오바마와 놀랍게도 일치하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심지어 모세의 태생에 대하여 의문을 제시하였다는 것이다. “누가 너로 우리의 지도자로 삼았느냐?” 하나님은 그 백성들을 진멸하시겠다고 하였지만 모세는 하나님과 백성들간의 타협을 주선하였다. 강력한 지도자들은 가장 거친 비난을 받기 마련이지만 그들의 비난을 잘 참아낸다.
마지막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약속된 땅에 들어가지 못할지도 모른다. 요단강을 앞에 두고 느보산에서 죽음을 맞이한 모세는 마지막 선택에 직면하였다. 싸울 것인가? 아니면 이스라엘백성들로 미래를 위하여 준비하도록 할 것인가? 그는 후자를 택했다. 그는 “오늘 당신들 앞에 삶과 번영의 길과, 죽음과 재난의 길을 제시하니 무엇을 택할 것인가?”라고 이야기 하면서 “생명의 길을 선택하라”고 하였다.
이 말들이 지도자에게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이라고 생각된다. 당신은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신의 유산은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이 당신 없이도 성공할 수 있도록 준비해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믐을 잘 견디어내고 물속으로 뛰어들라. 만일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놀라지 말라. 당신의 진정한 목표는 이 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음해에도 계속되는 것이다.
(시사주간지 'TIME'지 2009년 10월 9일자 에서)
미국의 선지자 모세와 미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