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듦"의 지혜   ▒  

2017/9/23(토)
이기심만 커지고, 인내심이 사라지면 완전 노인이 된다.-오노 아야코  
이기심만 커지고, 인내심이 사라지면 완전 노인이 된다.

나이가 들어 습관처럼 몸에 배는 ‘노인성’으로 두 가지 기둥이 있습니다. 하나는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 또 하나는 인내심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나이를 먹었다’의 특징 또는 슬픔이라고 해도 좋은데, 사람마다 차이는 있을망정이 두 가지 노인성은 노년에 접어든 거의 모든 사람에게서 발견됩니다. 노화를 의도적으로 배반하고 조금이라도 자신을 젊게 유지하고 싶다면 이기심을 경계하고 인내력을 길러야 합니다. 자기 멋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노인들이 있습니다. 아내가 이혼하지 않고 살아주는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자기 멋대로 구는 남편을 만난적이 있습니다. 그 남자는 정년 퇴직 후 늘 집에 누워 있으면서 일어나고 싶은 시간에 일어나고 먹고 싶을 때 밥을 먹었습니다. 생선가시도 아내더러 발라달라고 합니다. 어린애와 똑 같습니다. 게다가 아파도 병원에 입원하지 않겠다고 생떼를 쓰고, 아내가 외출하는 것도 싫어합니다. 가족과 주위 사람들을 전혀 생각해주지 않습니다

나이가 아무리 젊어도 타인에 대해 배려를 잊고 있다면 노인입니다. 전철에서 발을 길게 뻗고 앉거나, 그렇게 앉아서 졸고 있는 사람은 육체는 스무 살이더라도 인생은 노년입니다. 바꿔 말하면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은 일흔 살에도 청년입니다.

‘에도(도꾜의 옛 이름)의 몸짓’ 중에는 뒤에 온 사람이 앉을 수 있도록 허리를 주먹만큼만 들어 조금씩 자리를 당겨주는 일명 ‘허리 들기’나 길에서 남들과 부딪치지 않도록 어깨를 오므리는 ‘어깨 오므리기’, 비 오는날 우산에서 물방울이 떨어지지 않도록 도로 쪽으로 우산을 기울이는 ‘우산 기울이기’ 등이 있습니다. 일상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으려는 몸가짐이라고 하겠습니다.

두 번째로 인내력을 길러야 합니다. 나를 예로 들자면 차례로 다리가 부러졌는데 63세 때 처음으로 오른쪽 발목이 부러졌습니다. 후생노동성에 근무하는 의사가 내 이야기를 듣고는 “잘못했다간 큰일 납니다”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64세의 고령자가 발이 부러지는 중상을 당할 경우 그중 3분의 1은 회복되지 못한다고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나는그 후로도 9년 가까이 일본 재단에서 일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부상은 74세 때입니다. 이번에는 왼쪽 발목이 부러졌습니다. 전보다 더 심한 부상이었지만 입으로는 노상 아프다고 노래를 부르면서도 마음껏 돌아다녔고, 아프리카와 인도, 캄보디아에 다녀왔습니다.

캄보디아에서는 질퍽거리는 진흙길에 장화가 계속 벗겨지는 것을 참으며 억지로 걸었습니다. 지뢰밭을 시찰하러 갔는데 지뢰 처리를 맡은 자위대원이 내 걸음이 불편한 것을 보고 “제 팔을 붙드세요”하고 친절을 베풀어주었습니다. 길이 험해서 걷지 힘든 곳이 나오면 대원이 내미는 손을 붙잡고, 편한 길이 나오면 혼자 걸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사고가 날 위험이 없습니다. 남의 도움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의지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 상황에 어울리는 가장 인간적 방법이라고 여겼습니다.

이런 식으로 걷는데는 별 지장이 없었지만 기모노를 입기가 힘들었습니다. 젊었을 때만 해도 기모노를 싼 값에 제대로 만들어주는 곳이 많아서 충분히 사두었습니다. 철마다 양장을 새로 맞출 필요 없이 죽을 때까지 준비한 옷들을 입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늘 맛사지를 해주는 여성에게 이런 말을 했더니 “발 때문이 아니라 근력이 약해져서 그래요”하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근력은 정신력과 연관이 깊다고 생각하는데 근력이 부족해지면 기모노를 입고 옷자락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자세를 바로 잡는 것도, 아름답게 인사하는 것도 어렵고 그렇게 하고 싶어지지도 않습니다.

그렇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정형외과 의사에게 물어봤더니 “다리는 다 나았어요.”하고 웃으며 대답합니다. 요컨대 타이어는 고쳤다. 하지만 엔진은 내 소관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지당하신 말씀이라고 생각하며 다시금 기모노를 제대로 입기 위해 과격하지 않은 선에서 근력의 질을 향상시키려고 노력중입니다.

사람마다 늙음의 속도나 질이 다릅니다. 늙어가는 자신을 받아들이는 대신 가벼운 항의도 빼놓지 않습니다. 일상에서 그같은 반복훈련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소노 아야코의 <나이듦의 지혜>에서 토기장이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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