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듦"의 지혜   ▒  

2015/5/28(목)
'나이듦'의 미학  

<늘푸른나무/이달의 화두/2013년 2월>

'나이듦'의 미학

노인이 될 것인가? 어른이 될 것인가?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 실린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에 매료되었던 적이 있다. 요즘에도 그 시가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는지는 모르겠다. 언젠가 어느 분이 안톤 슈낙의 산문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 현재 교과서에 누락되어 있는 걸 알고 안타까워하는 글을 보았는데 만약 '가지 않은 길'이 그렇다면 그것 또한 서운한 일이다.

지난 시절을 뒤돌아보면 항상 내 앞엔 두 갈래의 길이 있었다. 나는 그길을 놓고 어떤 길을 가야 할 지 많은 고민을 했다. 물론 시에서 처럼 나는 한 길을 택했고 또 다른 길은 가지 못했다. 그리고 그 결과 지금 여기에 서 있게 된 것이다. 어느 누군들 그러지 않았을까?

현재도 그렇다. 그리고 앞으로 전개될 삶에서도 그럴 것이다. 특히 나이가 들어서 만나게 되는 두 갈래의 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하나는 노인이 되는 길이고 또 하나는 어른이 되는 길이다.

사회복지법에는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70세는 되어야 노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물리적인 나이일 뿐이다. 미네소타 의학협회가 내린 노인의 정의에 의하면 노인은 다음과 같은 사람이다.

나이에 불구하고 스스로 늙었다고 느끼는 사람, 배울만큼 배웠다고 생각하는 사람, "이 나이에 그깟 일은 뭐 하러 해" 라고 말하는 사람, 젊은이들의 활동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사람, 듣는 것보다 말하는 것이 좋은 사람 등이다. 여기에 더 첨언한다면 자기 만을 아는 사람 그리고 다른 사람이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고 여기는 사람이다.

반면 어른은 어떤 사람일까? 노인의 정의를 반대로 해석하면 될 것이다. 즉 젊은이들의 활동에 관심이 많은 사람, 말하기 보다는 듣기를 좋아하는 사람, 자기를 낮추고 항상 뭔가를 배우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이들수록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다. 남을 위하여 기꺼이 그늘이 되어준다. 그래서 어른의 주위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든다.

노인은 아무 노력이 없이도 될 수 있다. 그러나 어른이 되기위해서는 젊을 때부터 부단히 가꾸고 노력해야 될 수 있다. 노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른도 아닌 어정쩡한 나이의 우리 세대 앞에도 지금 두 갈래의 길이 놓여 있다. 노인이 될 것인가? 어른이 될 것인가? 답은 나와 있지만 행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 사회를 보더라도 노인은 많지만 어른은 참으로 드물기 때문이다. 어른이 된다는 건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출처-명륜당 포럼

2012/10/28 09:18

늙음은 잘 익은 포도주와 같다.

‘늙다’는 동사다.

혈기왕성한 한창대를 뜻하는 형용사 ‘젊다’와는 달리 계속 움직이는 현상이다. 흐르는 시간과 살아있는 경험이 만나 늙음을 이룬다. 나이를 먹는다는 큰 틀 아래 한 아이가 가족을 이루고 인생의 목표를 설계한다. 늙는다는 것은 성장의 연속, 즉 성숙을 향해 달려가는 여정이다.

‘100세 시대’, ‘인생 2모작’등 고령화 시대를 반영한 문구들이 익숙해졌지만 아직도 늙음은 질병, 가난, 고독이다.

어린 것은 아름답고, 늙은 것은 추하다는 대전제가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아버지가 초라하다고 느낄 땐 ‘늙음을 볼 때(25.2%)’고 나이가 많을수록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늙음은 전염병과 같아서 노인과의 소통을 꺼리는 사람도 많다. 2005년 보건복지부 고령화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과 함께 지내는 것이 힘들다는 항목에 60대가 47.6%로 가장 많았고 , 이어 50대가 44.8%, 40대가 43.9%, 30대가 45.4%, 20대가 34.8% 순으로 응답했다. 늙음에 대한 나이 차별적인 고정관념이다.

반면 늙음을 미화하는 고정관념도 있다. 오래 살았기 때문에 지혜롭다는 식이다. '그것도 하나 할 줄 모르는~'으로 입을 떼고 '옛날에는~'이란 고루하고 답답한 문장을 잇는다. 늙었다는 자연 노화현상이 유일한 감투가 된다. 이와 관련 독일 성인 276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노년층의 자부심은 젊은이를 깎아내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실험에 참가한 노인들은 젊은이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묘사된 기사를 읽고 자신들의 현명함을 내비쳤다.

수년 전부터 강조되고 있는 동안. 청춘예찬론을 들여다 보면 우리 세대의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젊은이도 늙은이도 모두 늙음이란 단어를 거부한다. 교보생명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10명 중 4명은 본인의 실제 나이보다 6~10세 젊다고 생각하며 실제 나이보다 무려 11~15세 젊다고 느끼는 이도 16.6%에 달한다. 선호하는 호칭에서 늙는다는 것에 대한 공포도 짐작할 수 있다. 절반 이상(56.4%)의 표를 얻은 호칭은 시니어(Senior) 그 뒤를 이어 실버(22.1%) 액티브 시니어(13.4%) 고령자(5.7%)로 조사됐다. 노인이라는 호칭은 전체 응답자의 2.3%에 불과했다.

결국 늙어간다는 불안감은 젊게 사는 법을 키워냈다. 또 특정 나이에 맞는 정상성에 이의를 제기했다. 서른에 결혼하고 쉰 즈음엔 나이에 맞는 사회적 지위를 갖춰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정상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스물엔 꼭 대학에 입학해야 하고 칠순 넘으면 집에서 쉬어야 한다'라는 사회적 나잇값이 성숙을 향해 배워가는 과정을 방해하고 있진 않은가.

퍼듀대학이 조사한 중년발달조사에 따르면 실제 나이보다 마음가짐이 인지능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배움은 성숙하기 위해 밟아야 하는 단계다.

늙음은 저절로 온다. 얻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부여되고 원하든 원하지 않든 견뎌내야 한다. 공자가 이립(30세).불혹(40세).지천명(50세).이순(60세) 등 나이별로 목표를 정한 것도 잘 늙기 위해서다. 시간의 흐름 몸의 변화 지식의 습득.

흔히 노인의 비극은 늙은 것이 아니라 한때 젊었다는 말에 젊은 날을 하염없이 그리워하고 늙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모든 이는 공감한다.

하지만 꼭 그럴 필요 있을까. 성숙은 그 나이만큼 적립된 경험과 지혜를 토대로 한다. 여든 살 어르신은 파릇파릇한 17세의 감성과 30대의 열정 50대의 여유가 있다. 늙음의 기준은 주름살이나 무용담이 아닌 성숙도다. 성숙은 모든 늙어가는 것들의 목표이자 가치다.

출처-미주중앙일보 구혜영 기자

2012년 4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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