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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휴의 유대인의 삶의 지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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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7.생명을 건진 나그네 <늘푸른나무/유대인의 삶의 지혜/2015년 6월>
탈무드에서 배우는 유대인들의 지혜
77.생명을 건진 나그네
“그리고 땅 속 티끌 가운데서 잠자는 사람 가운데서도, 많은 사람이 깨어날 것이다.? 그들 가운데서, 어떤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며, 어떤 사람은 수치와 함께 영원히 모욕을 받을 것이다.? 지혜 있는 사람은 하늘의 밝은 빛처럼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 길로 인도한 사람은 별처럼 영원히 빛날 것이다.” ( 다니엘서 12장 2-3절, 표준새번역)
랍비 아키바가 경험했던 이야기다. 한번은 랍비 아키바가 먼 길을 여행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당나귀에 짐을 싣고 개를 데리고 길을 떠났다. 그런데 하루 종일 가도 사람이 사는 마을이 없었다. 날이 저물어 가자 하는 수 없이 하루 밤을 쉬고 갈 곳을 찾아보았다. 마침 길가에 사람이 살지 않은 낡은 빈 집이 하나 있었다. 오랫동안 빈 집이어서 벽들이 무너져 있었다. 다행히 짐승을 먹이던 헛간이 서 있어서 랍비는 그 헛간에서 그날 밤을 자기로 했다. 자리를 정돈한 랍비는 잠들기 전에 책을 읽고 싶어서 등불에 불을 켰다. 그런데 얼마 안되어 갑자기 센 바람이 불어와서 등불이 꺼져버렸다. 그는 할 수 없이 일찍 자고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하기로 하고 잠을 청했다. 무더운 날에 먼 길을 쉬지도 못하고 하루 종일 오다 보니 피곤했던지 눈을 감자 마자 그만 깊은 잠에 빠지고 말았다.
정신 없이 자다가 어느덧 새벽이 되어 다시 길을 가려고 일어 났는데 개가 보이지 않았다. 랍비는 일어나서 주변을 살펴보니 자기를 지켜주던 개가 밤사이에 여우에게 물려 죽은 것이었다. 그래서 당나귀는 어찌되었는가 하고 살펴보니 이게 왼 일인가? 멀지 않은 곳에 당나귀도 사자에게 물려 죽어 뼈만 앙상하게 남아있었다. 개도 당나귀도 모두 잃어버린 랍비는 하는 수 없이 짐을 지고 손에 등불 만 들고 자기의 운명을 슬퍼하며 다시 길을 떠났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서 한 마을이 나타났다. 어제 밤에도 조금만 더 왔었으면 이 마을에서 편히 쉴 수 있었을 것을 생각하면서 가까이 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뿐 아니라 짐승들도 없고 집들도 군데군데가 불타고 모든 것이 엉망이 된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지난 밤에 도둑떼들이 몰려와서 마을을 불사르고 사람들과 짐승들을 죽이거나 사로 잡아 가버린 것이었다.
랍비는 지난 일을 곰곰 생각해 보았다. 지난 밤에 바람에 등불이 꺼지 않고 늦게까지 책을 읽고 있었다면 도둑떼가 몰려왔을 때 분명 발견되어 죽거나 잡혀가지 않았을까? 만약 개가 살아 있었다면 분명히 짖으며 야단을 쳤을 것이고 당나귀도 분명히 개와 함께 소리를 치며 소란을 떨었을 것이다. 그러면 필경 도둑들은 자기를 발견하였을 것이고 자기는 도둑에게 붙잡혀 죽었거나 혹은 잡혀갔을 것이 아닌가?. 결국 모든 것을 일찍 잃어버렸기 때문에 생명을 건진 것이다.
랍비 아키바는 이 야기를 하면서 세상에서 최악의 상태에 빠지더라도 결코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나쁜 일도 때로는 좋은 일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이 이야기는 미래를 살아갈 인생에게 깊은 지혜를 주고 있다고 가르쳤다. 즉 여행자에게 등불이나 개나 당나귀는 필요한 것처럼 우리도 세상에 살 동안 가족이나 친구, 돈이나 물질 등이 필요하지 만 영혼이 살기위해서는 때로는 모두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흔히 재산이나 건강 같은 것을 잃었을 때 하나님이 주신 것을 다시 빼앗아 갔다고 원망하며 슬퍼도 하지 만 실은 우리를 살리기 위해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가르친다.
내세와 부활이 있다고 믿는 유대인들은 한 가지 강조하는 것이 있다. 즉 내세나 부활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의인에게 만 허락된다는 것이다. 악인들은 죽으면 곧 지옥으로 간다고 믿었다.
(한상휴 님은 미국연합감리교회의 은퇴목사로 신학대학에서 한때 구약을 강의하면서 구약과 유대인의 생활양식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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