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의 단편   ▒  

우리를 위한 초록-베스 켑하트  

<늘푸른나무/이달의 명작/2008년 6월>

베스 켑하트의 수필
우리를 위한 초록

건축가 루이 칸(사색적이고 위대한 미국 건축가)은 “자연이 만든 모든 것에, 자연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기록한다. 바위에는 바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기록되어 있다. 인간에게는 인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기록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어느 날 정원에서 언덕에 혼자 서 있는 노인을 보았다. 눈은 내 예상만큼 빛나지 않았지만 그의 얼굴에는 세월이 깊이 새겨져 있었다. 그가 내게 말했다.

“난 아름다움을 보고 있소.”

옆을 지나던 나는 걸음을 멈추고 노인의 곁에 섰다. 수선화가 진지도 한 참이 지났다. 나무들은 초록빛이었다. 그가 다시 말했다.

“아름답지 않소?”

“네, 아름답네요.”

우리는 더 말없이 서 있었고, 마침내 노인이 자기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는 9남매의 아버지라고 했다. 오래 전에 결혼했고, 운전을 하는데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기억도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난 사물의 아름다움을 사랑해요. 새들과 맑은 공기도 좋아하지요.”

그는 평생 버스 운전을 하면서 열심히 저축했다. 계속 돈을 모았고, 결국 애팔라치아 산맥에 땅을 살 수 있게 되었다.

“거기 가봤어요?”

그는 내가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말을 이었다.

“사방에 자연이 펼쳐진 곳이지요. 새들도 있고, 공기도 맑고, 내가 늘 바라던 땅이지요.”

“잘 됐네요.”

내가 말했다.

“그래요. 아이디어가 좋았지요. 그런데 아내가 병이 나서 여행을 다니지 못하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난 여기 있고, 그 땅은 거기 있고. . . 우린 서로 만나지 못하고 있지요.”

“유감이네요.”

내가 말했다.

“운이 나빴지요. 더 빨리 땅을 사야 했는데 아쉬워요. 모험을 해보는 건데. 삶은 살 수 있을 때 살아야 되는 거지요.”

그가 말했다.

노인은 말을 멈추었다. 그는 언덕 아래를 보면서 숨을 내쉬었다. 난 그를 바라보았고, 그는 정원을 보고 있었다. 이날 오후의 정원은 그의 내면에 기록을 남겼을 것이다. 노인이 말했다.

“정말 좋군요, 안 그래요?”

“그렇네요.”

“여긴 깨끗하게 관리되는군요. 또 푸르고.”

“우리를 위해서 그렇게 관리하는 거지요.”

내가 말했다.

“그럴까요?”

그가 물었다.

“그럼요.”

(필라델피아의 교외지역에 살면서 <뉴욕 타임스><워싱톤 포스트><시카고 트리뷴>등에 서정적인 글들을 쓰고 있는 베스 켑하트(Beth Kephart)는 그녀의 저서가 퓰리처 상과 내쇼날 북 아와드의 최종 후보작에까지 오른 작가입니다. 펜실바니아 남동쪽에 위치한 Chanticleer Garden을 찾으면서 40대 여인이 보고 느낀 것들을 적은 에서 한 장을 옮겨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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