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리기
David Roper
회사 사무실을 나서면서 어떤 젊은이가 내가 모자를 어디에 놔뒀지? 하고 찾는다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늙은이가 무엇을 잊어버렸다고 하면 사람들은 “아하! 기억력이 감퇴되고 있구나?” 하고 이야기 한다. -Dr. Samuel Johnson
최근 나는 사소한 일상사들을 계속 잊어버린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자동차 키를 어디에 두었는지, 돗보기는, 선 그래스는, 모자는, 기억이 가물가물할 때가 많아졌습니다.
심지어는 느닷없이 떠올랐다가는 사라지는 기발한 생각마저도 잊어버립니다. 요즈음은 그런 현상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가 없습니다. 프라토는 우리들의 마음은 새장과 같고 우리들의 생각은 새와도 같다고 하였습니다. 아주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합니다. 그것들을 제때 적어 놓지 않으면 어떤 생각이 떠올랐는가 하면 곧 날아가 버리고는 다른 생각이 잡혔는가 하면 획 지나가 버리고 맙니다.
그 밖에도 잘 잊어버리는 것들이 더 있는데 지금은 그것마저도 기억나지 않는군요,
그렇지만 잘 잊어버리는 것도 좋은 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나에게는 잊고 싶은 것들이 있습니다. 특히 과거에 할 수 있었던 것, 했어야 했던 것 그리고 한 것 들 가운데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싶은 것들이 있습니다. 위티어(John Greenleaf Whittier)는 “말로 표현하거나 글로 쓸 경우 가장 유감스러운 표현의 하나는 “다르게도 할 수 있었는데”라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나는 내가 더 잘 키워갈 수 있었던 인간관계, 끝장을 보았어야 했던 프로젝트, 더 잘 할 수 있었던 결정들에 대하여 생각하노라면 유감스럽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옛 친구가 최근 내가 어렸을 때에는 “짓굿은 아이”였다고 하였습니다.나는 그가 나를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는 게 유감이었습니다. 나는 전에 “내가 한 일들, 내가 어떠하였던 것, 다시 말하면 부끄러웠든 일들과 후에 분명하게 들어난 이기적인 동기들 그리고 잘못한 일들과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친 것” 등을 생각하노라면 그것들을 깨끗이 잊어버릴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게 됩니다.
나아가 일생 동안 내가 당한 부당한 일들에 대해서도 잊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마치 촬스 디컨스의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 하비샴(Havisham) 양과 같이 제단에서 애인에게 버림받자 집 안의 모든 시계들을 그 녀가 실망한 시간에 맞추어 정지시켜 놓고 슬픔에 찬 그 순간을 계속 곰곰이 생각하면서 비탄과 분노를 되새기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그녀의 비탄은 시간에 고착되어 있습니다. 나는 그렇게 되기를 원치 않습니다.
우리들은 누구나 어떤 경우에, 어떤 사람들에 의하여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험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친구들이나 적들이 나의 명예를 손상시키고 우리들을 슬프게 한 경험들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들은 어린 시절의 비애에 매달려 있을 수도 있고 부모님들의 손에 입은 오래된 상처들을 기억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것들을 훌쩍 넘어서서 뒤로 돌려버리고 맙니다. 나는 심한 학대를 받은 한 친구에게 어떻게 그러한 슬픔들을 극복할 수 있었느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그 친구는 “나는 잊는데는 아주 명수거든” 이라고 대답하드군요. 나도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요셉 총리를 생각하면 나에게 격려가 됩니다. 그 역시 잊어버리기를 잘 했습니다. 그는 말하자면 자신이 총애 받는 신분임을 자랑하면서 그것을 소매에 붙이고 다니든 “짓굿은 녀석”이었습니다.
요셉은 한 발 더 나아가 자신의 꿈-그 꿈은 결과적으로는 사실로 판명되었지만 계속해서 반복할 때에는 형제들의 분노를 더하였든-과 자신을 계속 연계시킴으로 다른 가족들과는 분리시켰습니다. 그들은 “무엇보다도 그 꿈 때문에 그리고 그가 한 말들 때문에 그를 미워하였다.” 이스라엘의 현자들은 그를 peti 즉 어린 바보라고 불렀습니다.
어렸을 때 일련의 비극적인 사건들이 덤프트럭에서 벽돌이 쏟아져 내리듯 그의 머리에 계속해서 일어났습니다. 그의 형들이 편애를 하는 아버지에게서 그를 낚아채어 웅덩이에 집어 넣었으며 후에 베두인 대상들에게 팔아 넘겼고 그들은 요셉을 에짚트에서 노예로 팔아 넘겼습니다.
에짚트에서의 그의 삶은 모욕적인 비극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유혹하려는 여인을 거부했기 때문에 도리어 그녀를 강간하려 하였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결국 그는 재판을 받고, 유죄가 되어 투옥되었으며 12년 이상을 가족이나 친구들에게서 잊혀진 채 격리되어 괴로운 나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에 가서는 요셉의 쓰라림이 용서와 사랑으로 변화되었습니다. 그는 첫 아들을 므낫세(희브리어로 ‘잊어버림의 원인”이라는 뜻)라 지었으며 “하나님이 나의 모든 어려움들을 잊게 하셨다”고 하였습니다.
어떻게 하나님이 그에게 ‘잊어 버리게’ 하였을가? 하나님이 요셉에게 마술을 베풀어서 그의 기억들을 지워버리셨을까? 아닙니다. 하나님은 그에게 자신의 과거를 하나의 보상의(구제의) 방법으로 보도록 가르치셨습니다. 요셉은 자기가 당한 모든 어려움들을 통제하신 하나님의 손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의 방법은 “완전하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두 개의 성경구절이 그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요셉은 형들에게 “당신들이 나를 팔았지만 하나님은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나를 이곳에 보냈습니다” 고 말합니다. 그리고 다시 “형들은 나에게 해를 끼치려 하였지만 하나님은 지금의 이 일 즉 많은 생명을 구하는 일을 이루려는 선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고 하였습니다.
요셉은 형들이 한 일을 잘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그를 노예로 팔아버렸습니다. 이러한 옳지 못하고 무자비한 일을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비참한 경험 뒤에 있는 하나님의 섭리를 그는 보았습니다. 이것이 통치자의 신비입니다. 하나님은 악을 통해서도 자신의 뜻을 성취합니다. 어거스틴은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변혁시키기 위해 악을 허용하신다”고 하였습니다.
과거는 바뀌지 않습니다. 그러나 보상될 수는 있습니다. 그것은 깨끗하게 잊혀질 수가 없습니다(어떤 것은 결코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통치 목적 안에서 그것들을 삼켜버리고 뒤로 할 수는 있습니다.
우리들이 과거에 체험한 쓰라린 경험들을 어떻게 잊어버릴 수 있을까요? 우리들의 삶의 모든 사건들 속에서 비록 나의 잘못이나 다른 사람의 모략에서도 하나님의 섭리를 보게 될 때 가능합니다. 사랑의 하나님, 지혜의 하나님은 우리들이 저질러 놓은 최악의 상황도 영원한 선으로 바꾸실 수가 있습니다. 우리들은 어쩌면 죽어 영원한 나라로 들어갈 때 까지도 그것을 알지 못 하고, 그 좋은 것을 보지 못한다 할지라도 그것은 분명합니다. 마치 하나님의 인자하심이 확실하듯이.
David Roper는 오랫동안 아이다호 주에서 목회를 하였으며 은퇴한 지금은 Idaho Mountain Ministries를 통해서 상담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Psalm 23, (시편 23편)>, 을 위시하여 많은 저서가 있으며 <Our Daily Bread>라는 잡지의 고정 집필자로서 위의 글은 은퇴자로서의 생각들을 정리한 <Teach Us to Number Our Days>에 계재된 것입니다. 앞으로 종종 이 란에 소개하려고 합니다.
잊어버리기-David Rop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