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삭 감독의 '미나리'  
<늘푸른나무/문화산책/새 영화 소개/2021년 1월>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



미국 양대 영화상 중 하나인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부문 후보에 오르면서, 미국영화냐 외국영화냐?하는 구설수에 올랐던 영화 ‘미나리’가 이번에는 조연으로 출연한 윤여정이 샌디에이고, 뮤직시티, 디스커싱필름 비평가협회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이번 3월에 열릴 아카데미상 수상후보 기대치를 한껏 높여주고 있다.

'미나리'의 연출과 각본에 참여한 정이삭 감독은 이미 '문유랑가보'로 제60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후보에 오르며 영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명감독이다

'미나리'는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쫓아 미 아칸소주(州)의 농장으로 건너간 한인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앨런 김, 노엘 케이트 조, 윌 패튼 등이 출연했고 '문유랑가보(Munyurangabo)'로 칸국제영화제에 진출했으며, AFI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국내에서는 올해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낯선 미국 남부의 메마른 땅에 희망의 씨앗을 싹트게 하기 위해 온 힘을 쏟는 어느 한국인 가족의 따뜻하고 특별한 이야기다.

제이컵(스티븐 연)은 캘리포니아에서 병아리 감별사로 10년을 일하다 비옥한 땅에서 새 출발을 하겠다며 아칸소의 시골 벌판에 트레일러 집을 마련하고 땅을 일궈 한국 채소들을 기른다.

남편의 뜻을 따라 아칸소에 오긴 했지만, 모니카(한예리)는 아이들을 위해 캘리포니아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모니카의 엄마 순자(윤여정)가 부부를 돕기 위해 한국 음식을 바리바리 싸 들고 한국에서 온다.

영화에는 실제 아칸소에서 태어난 정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이 많이 담겼다고 한다.

순자가 씨앗을 가져와 심은 미나리도, 가족이 겪게 되는 재난도 모두 정 감독의 가족에게 실제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단순히 자신의 삶을 그대로 옮긴 영화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실존 인물에 영감을 받았지만, 배우들은 역할을 가지고 놀았다고 할 정도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캐릭터를 만들어냈고, 공동 혹은 각자의 작업으로 새롭게 완성했다"고 말했다.

윤여정 역시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생생할 텐데 내가 똑같이 그려내야 하는지, 새롭게 창조해도 되는지 물었을 때 감독이 마음대로 하라고 해서 믿음이 갔다"며 "자유를 주는 것 같지만 책임감이 훨씬 크고, 전형적인 할머니나 엄마가 아니라 무엇을 하든 다르게 하는 것이 내 필생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영화는 어린 아들 데이빗의 시선으로 그들의 모습을 포착한다. 각자의 입장에서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안간힘을 썼던 사람들의 정직한 기록이다. 미국인들이 웃고 감격하며 공감하는 이민자들의 삶을 미국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특별한 기회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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