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이달의 영화/2015년 8월>

The End of the Tour

방학기간이 거의 끝나고 Back to School이 가까워 오면서 값싼 오락물들로 때워가던 극장가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적지 않은 제작비들과 심혈을 기울인 야심작들이 개봉되기 시작했고 평론가들로부터 오스카 상 후보 운운하는 작품들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배우 출신의 James Ponsoldt가 감독한 <The End of the Tour>이다. 1990년대 “Infinite Jest”라는 1천 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을 출판해서 일약 문학계의 rock star로 떠올랐던 David Foster Wallace에 관한 최초의 영화로 LA Times는 그를 지난 20여년 동안에 활약한 작가들 가운데 가장 영향력 있고 혁신적인 작가라고 평가한 적이 있는데 오랫동안 우울증에 시달려 오다가 2008년 46세에 자살로 삶을 마감한 인물이다.

역시 소설작가이며 Rollingstone 잡지의 기자였던 David Lipsky 는 월리스의 인기가 한창 오르던 때 잡지사의 주선으로 5일 동안 그와 함께 홍보여행도 하고 생활도 같이 하면서 집중취재한 적이 있는데 그것을 정리하여 <"Although of Course You End Up Becoming Yourself">란 이름의 월리스 회고록을 2010년에 출간하여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회고록을 바탕으로 퓨리쳐 상 수상작가인 Donald Margulies가 대본을 쓴 이 영화는 맆스키와 월리스의 5일간의 짧은 여행을 보여주면서 사건 위주가 아니라 뛰어난 지적능력을 지닌 정상의 작가와 성공을 꿈꾸는 기자 사이의 진솔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대화를 통해 한 혁신적이었던 작가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점에서 윌리스에 관한 예비지식이 없다면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항상 스카프로 머리를 동여매고 수즙은듯 하면서도 따뜻하고 예리한 사고를 펼치면서도 명예의 정상에서도 우울증을 떨쳐내지 못했던 한 젊은 작가의 ‘예술과 인간’에 관한 명상록이라고 까지 어떤 평론가는 극찬하였다.

윌리스 역을 맡은 Jason Segal과 기자 역의 Jesse Eisenberg 외에도 Ron Livinston, Anna Chlumsky, Joan Cusack 등이 출연하며 상영시간은 두 시간이 조금 못되는 108분. 7월 마지막 주에 미주 전역에서 개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