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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시-문병란  

<늘푸른나무/문화산책/2013년 9월>

9월의 시 -문병란

9월이 오면
해변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된다

나무들은 모두
무성한 여름을 벗고
제자리에 돌아와
호올로 선다

누군가 먼길 떠나는 준비를 하는
저녁, 가로수들은 일렬로 서서
기도를 마친 여인처럼
고개를 떨군다

울타리에 매달려
전별을 고하던 나팔꽃도
때묻은 손수건을 흔들고
플라타너스 넓은 잎들은
무성했던 여름 허영의 옷을 벗는다

후회는 이미 늦어버린 시간
먼 항구에선
벌써 이별이 시작되고
준비되지 않은 마음
눈물에 젖는다

문병란(1935- )은 화순 출생, 조선대학교 문학과를 졸업했으며,1962년《현대문학》을 통해 문단에 나왔다. 조선대학교 현재 명예교수인 그는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5.18기념재단 이사를 역임했다. 저서로는《문병란시집》 (1970)《정당성》 (1973)《죽순밭에서》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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