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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이오덕  

<늘푸른나무/이달의 시/2011년 7월>

7 월 -이 오 덕

앵두나무 밑에 모이던 아이들이
살구나무 그늘로 옮겨가면
누우렇던 보리들이 다 거둬지고
모내기도 끝나 다시 젊어지는 산과 들
진초록 땅 위에 태양은 타오르고
물씬물씬 숨을 쉬며 푸나무는 자란다

뻐꾸기야, 네 소리에도 싫증이 났다
수다스런 꾀꼬리야, 너도 멀리 가거라
봇도랑 물소리 따라 우리들 김매기 노래
구슬프게 또 우렁차게 울려라
길솟는 담배밭 옥수수밭에 땀을 뿌려라

아, 칠월은 버드나무 그늘에서 찐 감자를 먹는,
복숭아를 따며 하늘을 쳐다보는
칠월은 다시 목이 타는 가뭄과 싸우고
지루한 장마를 견디고 태풍과 홍수를 이겨내어야 하는
칠월은 우리들 땀과 노래 속에 흘러가라
칠월은 싱싱한 열매와 푸르름 속에 살아가라


이오덕(李五德, 1925년 ~ 2003년 )은 아동문학가로 경상북도에서 농사꾼 아들로 태어났다. 43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와 교감, 교장을 지내면서 동화와 동시를 쓰고, 한국 말과 글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다듬는 일을 해서 우리말 지킴이로 불렸다. 7월의 애환이 그대로 녹아 있는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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