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시 감상   ▒  

믿음에 관하여-임영석  

<늘푸른나무/명상과 영성/2011년 6월>

믿음에 관하여 -임 영 석

나무를 보니 나도 확실한 믿음이 있어야겠다
어떠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둥이 있어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다가 가야겠다

그러려면 먼저 깊은 뿌리를 내릴 수 있는 땅에
내 마음의 나무 한 그루 심어야겠다

눈과 비, 천둥과 번개를 말씀으로 삼아
내 마음이 너덜너덜 닳고 헤질 때까지
받아적고 받아적어 어떠한 소리에도 귀 기울이지 않는
침묵의 기도문 하나 허공에 세워야겠다

남들이 부질없다고 다 버린 똥, 오줌
향기롭게 달게 받아먹고 삼킬 수 있는 나무,
무엇을 소원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나무,
누구에게나 그늘이 되어주는 나무,
그런 나무의 믿음을 가져야겠다

하늘 아래 살면서 외롭고 고독할 때
눈물을 펑펑 흘리며 울고 싶을 때
못 들은 척 두 귀를 막고 눈감아 주는 나무처럼
나도 내 몸에 그런 믿음을 가득 새겨야겠다

*충남 금산 출신의 임영석(1961- )시인은 1985년 ‘현대시조’와 1989년 ‘시조문학’을 통해 등단, 시집 ‘사랑엽서’, ‘이중 창문을 굳게 닫고’ 등을 출간했다. 노동자 시인으로 알려진 임 시인은 “어차피 삶이란 그 자체가 투쟁이고 힘겨움”이라며 ‘그 동안 시를 쓰면서 충분히 투쟁했으니 이제는직설적이기보다는 서정성을 통해 삶에 대한 소중함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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