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왔노라-박인환  
<늘푸른나무/문화산책/이달의 시/2021년 3월>

봄은 왔노라
박 인 환

겨울의 괴로움에 살던 인생은
기다릴 수 있었다
마음이 아프고 세월은 가도
우리는 3월을 기다렸노라

사랑은 물결처럼 출렁거리며
인생의 허전한 마음을
슬기로운 태양만이 빛내주노라

戰火에 사라진
우리들의 터전에
페르스 네즈의 꽃은 피려니
'세계가 꿈이 되고 꿈이 세계가 되는'
줄기찬 봄은 왔노라

어두운 밤과 같은 고독에서
마음을 슬프게 피로시키던 겨울은
울음소리와 함께 그치고
단조로운 소녀의 노래와도 같이
그립던 평화의 날과도 같이
인생의 새로운 봄은 왔노라

*1954년 戰火의 폐허속에서 시인 박인환이 '신태양'에 발표했던 시이다.
*박인환(朴寅煥)(1926~1956) 강원도 인제 출신, 경성제일보통고등학교 
*페르스네즈: 희고 작은 백합과의 꽃, 이른 봄에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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