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서일기 -박 재 삼-  
<늘푸른나무/문화산책/2020년 7월>

혹서일기 -박 재 삼-

잎 하나 까딱 않는
30 몇 도의 날씨 속
그늘에 앉았어도
소나기가 그리운데
막혔던 소식을 뚫듯
매미 울음 한창이다.

계곡에 발 담그고
한가로운 부채질로
성화같은 더위에
달래는 것이 전부다.
예닐곱 적 아이처럼
물장구를 못 치네.

늙기엔 아직도 멀어
청춘이 만리인데
이제 갈 길은
막상 얼마 안 남고
그 바쁜 조바심 속에
절벽만을 두드린다.

박재삼·시인,(1933-1997)-박재삼 시인은 일본 도쿄[東京]에서 태어나 경남 삼천포(오늘날 사천시)에서 가난하게 성장했다. 삼천포고등학교를 나와 고려대학교 국문학과에 입학했으나, 학업을 끝까지 마치지는 못했다.

1953년부터 1955년 사이, 문학잡지 <문예>와 <현대문학>의 추천을 통해 시인이 되었다. 그 뒤로 오래 동안 잡지사와 출판사 기자생활로 일관했으며 바둑을 좋아해 일간신문의 바둑 관전기를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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