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시 감상   ▒  

안도현의 '가을 엽서'  

<늘푸른나무/문화산책/2014년 10월>

가을엽서-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 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달맞이꽃이 집니다. 아침저녁 바람결에 제 몸을 말리는 여름꽃과 나무들을 보면서 가만 생각합니다. 낙엽이 덜어지는 숲길은 왜 폭신하고 두터운지. 혼자 걷는 날이면 더욱 그런 생각을 합니다.;낮은 곳으로’ 자꾸 내랴앉는 저 마른 잎들이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을 참 많이 지니고 있었구나. 저렇게 가벼운 나뭇잎 하난가 나보다 더 많은 것을 풍고 있었구나, , ,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 주고’ 싶다는 것까지 말없이 일깨워 주는 저 무언의 몸짓. ‘사랑은 왜/낮은 곳에 있는지’. 하늘은 왜 가장 낮은 곳에 누워야 온전하게 보이는지 오늘 산책길에 다시 한 번 물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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