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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성찬식에-허영자  

<늘푸른나무/문화산책/2014년 4월>

부활절 성찬식에-허영자

나 이제 
당신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아지는 
가루이게 하소서 
광야에서 
양무리 앞에 앉았던 
모세처럼 
제 모든 야망과 혈기가 
당신 안에서 녹아지게 하소서 
나 이제 
당신 입 안에서 
고운 빛깔의 
한 잔 포도주이게 하소서 
비움과 드림의 
희생제물에서 떠오르는 
향기로운 살 연기처럼 
나날의 삶이 
살아있는 제사가 되게 하소서

*허영자-1938년 경남 함양에서 출생. 국문학 전공. 교수를 지냈으며 1962년 현대문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 주요 시집으로 《가슴엔 듯 눈엔 듯》,《그 어둠과 빛의 사랑》 등이 있으며, 수필집으로 《내가 너의 이름을 부르면》 등이 있다. 한국시인협회상, 월탄 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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