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시 감상   ▒  

3월 1일의 하늘-박두진  

<늘푸른나무/문화산책/2014년 3월>

3월 1일의 하늘-박두진

유관순 누나로 하여 처음 나는
三월 하늘에 뜨거운 피무늬가 어려 있음을 알았다.
우리들의 대지에 뜨거운 살과 피가 젖어 있음을 알았다.
우리들의 조국은 우리들의 조국
우리들의 겨레는 우리들의 겨레
우리들의 자유는 우리들의 자유이어야 함을 알았다.

아, 만세, 만세, 만세, 만세! 유관순 누나로 하여 처음 나는
우리들의 가슴 깊이 피터져 솟아나는
비로소 끓어 오르는 민족의 외침의 용솟음을 알았다.
우리들의 억눌림, 우리들의 비겁을
피로써 뚫고 일어서는
절규하는 깃발의 뜨거운 몸짓을 알았다.

유관순 누나는 저 오르레안, 쨘다르끄의 살아서의 영예
죽어서의 신비도 곁드리지 않은
수수하고 다정한 우리들의 누나,
흰옷 입은 소녀의 불멸의 순수
아, 그 생명혼의 고갱이의 아름다운 불길의
영웅도 신도 공주도 아니었던
그대로의 우리 마음 그대로의 우리 핏줄
일체의 불의와 일체의 악을 치는
민족애의 순수절정 조국애의 꽃넋이다.

아 유관순, 누나, 누나, 누나, 누나,
언제나 三월이면 언제나 만세 때면
잦아 았는 우리 피에 용솟음을 일으키는
유관순 우리 누난 보고 싶은 누나
그 뜨거운 불의 마음 내마음에 받고 싶고
내 뜨거운 맘 그 맘 속에 주고 싶은
유관순 누나로 하여 우리는 처음
저 아득한 三월의 고운 하늘
푸름 속에 펄럭이는 피깃발의 외침을 알았다.

*박두진 (1916-1998)-경가도 안성 출신으로 1939년 <문장>에 향현》 등을 발표하여 문단에 등단하였으며, 박목월, 조지훈과 함께 '청록파'로 불린다. 처음에는 자연을 주제로 한 시를 썼으나 이후에는 광복의 감격과 생명감 있는 시를 썼다. 대학에서 교수 생활을 하였다.

 


                    수정/삭제     이전글 다음글    
106   부활절 성찬식에-허영자  1374
105   3월-나 태 주  1506
104   3월 1일의 하늘-박두진  2558
103   새해-구상  2378
102   설날 아침에-김종길  1908
101   첫번 크리스마스-이원배  1521
100   신년시-조병화  3189
99   갈대-신경림  1610
98   단풍나무 아래서 -  1521
97   가을편지-박송죽  1651

ⓒ Copyright 1999~   TECHNOTE-TOP / TECHNOTE.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