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시 감상   ▒  

첫번 크리스마스-이원배  

<늘푸른나무/문화산책/2013년 12월>

<첫 번 크리스마스>

이 원 배

나는 그대 기도하는
명예와 지위, 권세와 영광
그리고
그대 바친 재물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 만들어 주려고
오지 않았습니다.

나는 하늘 찌를 듯한 첨탑과
대리석의 웅장한 건물에서
입으로만 주여, 주여 외쳐 대는 자들의
높임 받는 왕으로 오지 않았습니다.

깨알 죄 짐에도 온 밤 괴로워하는 이들과
영혼과 육체 그 상한 갈대들의 신음과
그들의 평안과 위로를 위해 함께 울며,
함께 고뇌 나누려고 왔습니다.

또한 생존의 전장에서
부딪치고 넘어지고
절뚝거리고 기어가며
한 끼니의 삶을 구걸하는
내 거리의 어린 양들과

그들에게 온기 어린 손길
건네 주며
폐기 처분된 사랑의 불씨를
가녀린 성냥불로 이어 가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의
사랑 한 조각씩 주어 모아
아버지의 보물 창고에 부지런히
그리고 소중히 간직해 놓으려고
이 세상을 찾은 것입니다.

*이원배-시인, 수필가, 캐나다 한국문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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