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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4(월)
외종제개명설(外從弟改名說)-박제가  
<늘푸른나무/문화산책/2018년 12월>

외종제개명설(外從弟改名說)-박제가(朴齊家)

옛날에는 소, 말, 돼지, 닭, 개 등 육축(六畜)의 이름을 따서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일이 없었다. 이름이라는 것은 ‘나’라는 한 인간과 함께 평생을 시종(始終)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삼개월이 되면 부모는 비로소 이름을 주는 것이다 이것을 小名(소명)이라고 한다. 장차 자라서 관(冠)을 쓰게 되면 친한 친구들이 좋은 이름을 지어 주고, 그로 하여금 명자(名字)의 의의(意義)를 생각하여 모든 행동에 당하도록 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에 와서는 아들을 사랑한다는 의미에서 더럽고 천한 이름을 지어 주는 일이 허다하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그와 같은 천한 이름을 가지면 모든 액을 면하고 오래 산다는 일종의 착오된 신념에서 온 것이다. 얼마나 어리석은 일들이냐.

어떤 사람들은 더러운 시궁창의 호칭을 좆아서 아들의 이름으로 대치하는 사람도 있으며 변소, 기타의 오물의 호칭을 좆차서 이름을 짓는 사람도 있다. 얼마나 패려하고 비루한 일인가.

이와같은 일들이 무식하고 천한 사람들 중에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중국의 사마상여와 같은 인물도 어렸을 때 견자라고 이름을 부르다가 뒤에 상여를 사모하던 나머지 이름을 상여라고 고쳤던 것이다.
 
우리도 이제까지 너를 돈(豚)으로 불러 왔다. 현재 너의 나이가 열 한 살이 아니냐. 그렇다고 보면 4천 여일동안 돼지행세를 한것이로구나. 이보다 더 해괴한 일이 또 있겠느냐.

너희는 형제의 행열이 誠자인즉 이제 채자를 생각하여 蔡誠이라 이름을 정한다. 蔡라는 것은 태양을 사모하는 해바라기로서 임금을 사랑하여 하루도 잊지 않는 충신의 마음을 그려 蔡誠이라고 한 것이니, 이 이름의 뜻을 항상 생각하여 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할 것이며, 앞으로 누구든지 옛이름을 부르는 사람이 있거든 꼭 새 이름을 일러 주고 새 이름으로 불러 달라고 부탁해라. 그리고 자(字)에 있어서는 장차 관(冠)을 쓰는 날 지어 주마. 

신묘 6월에 內從兄은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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