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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2(월)
동인선주변증설(東人善走辨證說)-이규경(李圭景) 동인선주변증설(東人善走辨證說)-이규경(李圭景) 동인선주변증설(東人善走辨證說)-이규경(李圭景)  
<늘푸른나무/문화산책/2018년 10월>

동인선주변증설(東人善走辨證說)-이규경(李圭景)

옛날부터 우리나라 사람은 달음박질을 잘한다. 멀리까지 갈 수 있는 그 속력이 준마를 능가할 만하다. 그것은 말이 귀하고 수레가 많지 않아 도보에 능숙했었기 때문이라고 보겠다. 잘 걷는 사람은 보통사람의 배는 걷는데, 조금도 괴이하게 생각할 것이 못된다. 오늘날 이정(里程)이 가장 먼 곳이 연경(燕京)으로서 역마(驛馬)와 수레가 아니면 통행이 어려운 곳인데 어떤 사람은 평생에 4,50회를 왕복하는 이가 있다. 그 이정을 계산하면 40만리가 되고, 그 걸음으로 계산하면 1만 4천 4백만 걸음이라는 숫자가 나온다. 이것은 큰 숫자만 어림잡아서 애기한 것이다.

세상에서 말하기를 지상에서 하늘까지의 거리가 9만리라고 하는데, 그 도수를 계산해 보면 15만 1천 3백 46리인즉, 연경을 왕복하는 한 역졸의 이수가 땅에서 하늘까지의 거리보다 배가 되고도 남는다. 어찌 어렵지 않다고 하겠는가? 대부(大夫)는 보통 하루에 3,40리씩 걷는 터이므로 연경을 석달 만에 간다. 만일 잘 걷는 사람으로 가게 하면 수십일 안에 능히 갈 수 있는 거리인 것이다. 

중국 사람은 수레도 있고 말도 있어 보행으로 먼 길을 가는 사람들이 없다. 오히려 보행하는 것을 고역으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의 걸음이 황새걸음이라면, 그들은 뱁새 걸음도 못되는 것이다. 

남연(南燕) 모객초 때에 고구려에서 천리인 열 사람을 보냈는데, 이들은 하루에 각각 천리를 걷는 사람들이었던 것이고, 홍대용의 <연행잡기>를 보면 “古史에 조선동자는 달음박질을 좋아한다고 했다. 나는 동자들이 달음박질을 좋아하는 것이 천성인가 하고 마음으로 이상하게 여겼다. 나중에 중국의 아이들을 보았다. 그들은 비록 장난을 하고 놀면서도 우리나라 아이들처럼 달음박질을 하는 일이 절대 없었다”고 하였다.

나는 그것을 괴이하게 생각하고 그 원인을 알아보고자 하던 중에 허진의 <설문>을 보았다. 동(東)은 동(動)이라 하였고 <風俗通>에는 “동양인은 만물이 저촉하는 곳에서 살기 때문에 나서기만 하면 저촉하는 것이니, 이것이 곧 動이라는 뜻이다”라고 하였다. 

이것을 보면 동인이 달음박질을 잘하는 것은 바로 동방은 저촉하여 기(氣)가 통하는 땅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능동적이 아닌가 여겨진다.
(五洲荇語에서) 

*이규경(李圭景, 1788년 ~ 1856년)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다. 본관은 전주(全州), 소운거사(嘯雲居士)로 알려졌다. 그가 쓴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는 백과사전 형식의 책으로 모두 60권 60책에 총 1417 항목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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