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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13(목)
선비들의 지혜를 찾아-경차사림-성호패설  
<늘푸른나무/선비들의 지혜를 찾아/2018년 7월>

경차산림-성호 이익-

백사 이항복이 항상 말하기를 “소나 말의 새끼는 지방으로 보내야 하고 사람의 자식은 서울로 보내야 한다. 그것은 소와 말은 살찌고 건강한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먹이가 풍족한 곳으로 보내야 하고, 사람은 언행(言行)과 사리(事理)에 밝아야 하는 것이므로 예의(禮儀)가 밝은곳으로 보내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에 궁벽한 곳에서 태어나 궁벽한 곳에서 늙고 만다면 비록 특출한 재주가 있다하더라도 조정에 앉혀놓는 날에는 앞이 막혀 당황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사람이 3대를 벼슬하지 못하면 옷 입을 줄도 모르고, 밥 먹을 줄도 모르게 된다”고 하였다는 말이 나는 이치에 근사하다고 본다”고 하였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미 사람의 탈을 쓰고 세상에 태어났으면 당연히 人事에 능숙해야 한다. 서울이라는 곳은 모든 인사가 취집한 곳, 여기서 종사하지 않으면 다시 무엇을 하겠는가? 그러나 일이 모인 곳에서는 세리(勢利)가 폭주하고, 세리가 폭주하면 인심이 날카로와지고 인심이 날카로와지면 성품이 어지러워지는 것이다. 아주 현철(賢哲)한 자질을 타고난 사람은 어디서라도 이성을 상실하는 일이 없지만 그 인물을 따르지 못한 이하의 사람은 그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는이가 없다.
?? 그리고 중고(中古)이전에는 그래도 예의와 교화를 숭상했기 때문에 더러운 것이 더러운 줄을 알았지만 , 요새와서는 온 나라가 私利만을 찾아 사람이 모인곳에는 이해관계뿐이고, 일들이 몰린 곳에는 욕심이 들끓는다. 그러므로 서울에 있는 귀한 사람들은 겉모양만을 단속하여 입으로 성명(性命)에 대한 말을 늘어놓지만, 마음은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 이들
이 겨우 시속(時俗)의 인물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고매한 인격이라고는 칭할 수 없다.
그래서 군자가 이와 같은 것을 천히 하고 도를 지키는 것을 귀하게 여겨 산야에 묻혀 인생을 찾는 것은 고상한 것만을 주력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치용에 대하여 정력을 바치지 않는 바가 없는 성인의 자취를 밝히려면 이러한 곳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만약에 실용을 위해서 산림을 택한다면 산림이 도리어 경차만 못할 것이다. 반면에 난세를 만나 모든 인사가 어지럽게되면 경차가 도리어 산림만 못할 것이 아닌가?

그러므로 옛글에 초야에 묻힌 미천한 인물가운데 참다운 진리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이것을 보면 얼마든지 납득이 갈 것이다. 이상과 같이 보면 백사의 말이 흔히 쓰는 말에 지나지 않는 말이라고 하겠다. 

나는 일찌기 전국을 유람하면서 궁벽한 곳에까지도 가 본 적이 있는데 그들의 풍속이란 얼마나 순수한지 몰랐다. 그 지방을 벗어나 사대부가 사는 지방에 와서 보니 그 순수하고 아름다운 풍속을 찾을 수가 없으며 관찰사들이 머물러 있는 군읍(郡邑)에 와도 그것을 찾을 수 없으며 또한 서울에 와서 보아도 그 풍속이란 찾을 곳이 없어 지위가 높으면 높을수록, 교화는 더욱 박하고 지방이 서울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풍속은 더욱 날카롭게 되는 것을 알았다. 그러므로 군읍이라는 곳은 결코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 아니라고 본다. (성호패설)

*군읍을 싫어하고 초야의 산림에 묻혀 사는 생활을 숭상한 전통적인 사고방식이 실학자인 이익(李瀷)의 글에서도 여전히 게승되어 있다. 도시는 인간을 타락시킨다는 그의 생각은 오늘날 현대인이 만들어 낸 문명가운데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타당성을 갖고 있다 하겠다.
(성호사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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