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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4/11(수)
선비들의 지혜를 찾아-임노인(任老人) 양생설( 養生說)-허 균  
<늘푸른나무/삶의 지혜/선2018년 4월>

임노인(任老人) 양생설( 養生說)-허 균

강능부 태화현에 임세득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백(百)살 하고도 열 두 살이 된 노인이다. 그러나 얼굴은 오십세 된 사람과 같이 정력이 있어 보였고 보고 듣는 것도 역시 놀랄만큼 분명하였다.

기묘년인가 보다. 나는 이 노인을 처음 보고, 절을 하고, 어린애처럼 무릎을 꿇고 앉아서 그 비결을 물어 보았다. 그가 대답하기를 , “나는 어려서 병졸의 한 사람으로 일하고 있다가 신해년에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그 생활을 그만두고 물러나와 이곳에서 이제까지 목숨을 유지하고 있는 것 뿐이다”하는 것이다. 나는 다시 그토록 오래 사는데 있어서 특이한 기술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가 대답하기를 “나는 한낱 야인으로 무슨 기술이 있어 이제까지 살겠느냐. 나에게 아무 기술도 방법도 없다. “ 나는 이 말을 듣고 “그러면 평생에 좋은 약을 항상 복용한 것이 아닌가?”하고 물었다. 그러나 자기가 그렇게 오래 산 것이 어떤 약을 먹어서 그렇다는 것도 아니다.
나는 퍽 신기하게 생각되어 “이 세상에 수양을 하지 않으면 오래 살 수가 없는데 이제 수양을 하지도 않고 이렇게 오래 살 수도 있다?”하고 자문자답같은 말로 물었다. 그는 내 말을 듣고 “내가 실상 어려서 병이 많아 쉬 늙은 사람이다. 밥만 조금 더 먹어도 배가 더부룩하여 견디지 못하고 하루에 5합의 쌀을 먹었다. 그리고 기름진 것도 먹지 않고 날것도, 찬 것도 먹지 않았다. 이렇게 십여년을 하고보니 전에 있었던 병이 완전히 없어졌다. 그리고 사십이 되어서 아내와 사별했다. 그때에 아들 둘이 있었다. 이 아이들만 있으면 앞일은 큰 걱정이 없을 것 같아 재혼을 하지 않고 온 재산을 아들들에게 나누어 주고 하루는 큰애한테, , 하루는 작은애 한테서 밥을 먹었다. 여름, 가을에는 몸에 맞도록 옷을 입고 항상 조용한 방에서 놀았다. 두 애들이 나를 극진히 봉양하기 때문에 성낼 것도, 속태울 것도 없고 또 지나치게 생각할 것도 없었다. 아무일 없이 조용히 앉았다가 밥을 먹고 싶으면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잤다. 이렇게 60여년을 보냈다. 그리고 집이 산속에 있어 때로 창포를 캐서 복용하기도 했다. 그랬더니 눈이 밝아지고, 귀가 밝아지고 빠진 이가 다시 생기고 다릿심은 더 건강해졌다.

불행하게도 두 아들이 먼저 죽었다. 그러나 손자 다섯이 있어 전과 같이 봉양하기 때문에 아직도 나의 진(眞, 본래 타고난 본성과 양심)을 상실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이밖에 무슨 다른 기술이 있겠느냐.”

나는 이 말을 듣고 “지금 내가 당신의 말을 듣고 양생(養生)하는 방법을 배웠다. 어찌 신선만이 정신괴 기운을 수양할 수 있겠는가? 다시 장가들지 않은 것은 정력을 돋구었고, 음식을 골라서 먹고 포만하게 먹지 않은 것은기운을 돋군 것이며, 성내거나 욕심을 부리거나 하지 않은 것은 정신을 맑게 한 것이다. 더우기 나의 진을 상실하지 않고 조용한 생활을 하였으며 창포는 정한 약인데 당신이 그 약을 많이 복용하였으니 당신이 장수한 것은 참다운 수양에서 온 것이 아닌가?” 하였다.

세상에는 억지로 장생(長生)을 꾀하는 자들이 많아 수양을 한다 하고 별의별 주문과 경문을 외고 부서를 붙이고, 겉으로는 진선인체 하면서 속으로는 갖은 음흉과 울분과 욕심을 품고 있어 항상 마음이 편하지 못하고 있으니, 이들은 수양을 못할 사람인 것이다. 이 임 노인을 볼 때에 너무나도 현격한 차이가 있지 않으냐? 노인은 바로 나의 스승이다. 내가 배우고 행동해야 할 스승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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