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문화산책/2014년 9월>

 

두 나라 부마가 된 큰 꿈

 

이 설화는 한국의 전 지역에서 전승되는 유형의 설화로 <한국구비문학대계 1-2 (한국정신문화원)>에 실려 있다.

떠꺼머리 총각이 늦도록 장가를 못 들었더래요. 하루는 이 얘가 꿈을 꿨는데 별 참 신기한 꿈을 꿨더래요. 이놈이 하두 신기하니까 이걸 동네 사람들에게 얘길 안 해. 동네 사람들이 하래두 안 해여. 이놈이 어쩌다 군에 붓들려 가서두 안해더래유. 꿈 얘기가 퍼져서 어쩌다 고을 원님에게까지 붙잡혀 가서는

“너 무신 꿈을 꿨길래 꿈 얘기를 안 하느냐?” 그래니까는

“원님환테두 꿈 얘기를 못 하겠습니다” 아 그래 하두 괘씸해서랑은 이놈을 붙들어다가 옥에 가뒀대요.

이 아이는 시름없이 옥에 갇혀서 있는데 웬 쥐가 두 마리가 들어와 가주구선 싸우더래는군.

‘저놈의 쥐들이 왜 저기 들어와 싸우나?’ 생각하는데

아 죽도록 싸우드만 한 마리가 죽어 자빠지더래요. 죽으니까 다른 쥐가 나가더래는군. 그래 나가더니 요만한 웬 쪼끄마한 막대길 하나 물고 오더니만 그 막대기루다 이리 재구, 저리 재구, 내리 재구, 올려 재구 그러더래요. 그렇게 재니깐 이놈의 쥐가 발딱 일어나서 툭툭 털구는 내빼더래요. 이 총각이 막대기를 물구가는 놈을 툭 때리니깐 자를 그만 놓치구서 내빼더래요.

‘옳다, 이것만 가지면 내가 쓸데가 있을 것이다.”

이래구설랑은 그걸 가지고 있는데, 조선 임금이 과년한 딸을 뒀는데 딸이 별안간 병이 나설랑 죽네 사네 하더래요. 그래 갖은 의원, 무당을 다 데려다 해두 못고친다더래요. 감옥에서 이놈이 하는 말이

“제기, 나를 내놔 주면 임금님의 딸을 곤쳐 드리겠는데, 내가 이렇게 갇혀있으니 임금님의 딸의 병을 알면서도 고쳐 디릴 수가 없다.”구 그러거든. 그래 밥주는 놈이 임금님한테 가서 그런 얘길 하니까는

그럼 내가 별 약을 다 써보아도 안 들으니 ‘미친놈이 호랑이 잡는다’고? 그런 얘들이라도 고칠 수 있을지 아느냐. 데려 오너라.”

그래서 그 얘를 데려왔대유, 데려와서 임금님 앞에 가니께

“니가 환자를 고칠 수가 있느냐?” 그러니께

“네, 고칠 수는 있는데, 제 뜻대루 해주셔야 환자를 고칠 수 있습니다.” 그러더래여.

“그럼 네 뜻대로 해설랑은 고칠 수 있거든 고쳐봐라.” 그래.

“네 뜻이 무엇이냐?” 그러니까는

“환자를 방 안에 갖다 모시되 그 방엔 나만 들여다 놓고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구 문을 죄다 문틈도 없이 가려 놓으시며는 내가 환자를 고쳐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더래여. 그래 참

“곤칠 수 있으면 곤쳐 봐라, 어디.”

그래서 환자를 방으로 들여 보내구서는 문은 죄 봉하구 있으니까는 이놈이 가루 재구, 세로 재구, 앞으로 재구, 뒤로 재구 하면서 안 만져 볼데, 만져 볼데, 다 만져보는 거지 뭐여. 어떻게 재구, 내리 재구 하니까는 임금의 딸이 살아나더래여.

“인제는 고쳤으니깐 문 열어 주십쇼.”

해구설랑 문을 열어 주었더니, 환자가 툭툭 털구 일어나 앉았거든. 임금이 의원더러, 아니 애더러 하는 말이

“너 대관절 치료비를 얼마나 주랴?” 그래니까는

”치료비두 아무 것두 싫구 아무 것두 필요없습니다.”

그래까는 임금이 딸더러 하는 말이,

“그래 저 사람이 너를 이렇게 곤쳐 줬는데 너는 저 사람한테 뭐를 대가(代價)를 하구 싶으냐?” 그래니까는

“아버님, 저는 이것두 싫구, 저것두 싫구 저 사람이 나를 곤쳐 줄때 나를 어딜 안 만져 봤겠습니까? 만져 볼 데, 안 만져볼 데 다 만져 봤을텐데 내가 이런 몸으로 다른 사람한테 시집 가면 뭐하겠습니까? 그러니깐? 난 천상 저 사람하구 같이 살겠습니다.”

“그럼 니가 뭐 그렇게 원하니까 할 수 없다.”

그래 가주구설랑 그 사람을 사위 삼더래요.

 

그래 사위 삼구설랑 임금 앞에서 같이 사는데 , 딸하구 두 내외가 같이 사는데, 대국 천자의 딸이 병이 나가지구 죽게되었다고 기별이 왔더래요. 여기 조선 임금의 딸이 병을 곤쳤다는 얘길 듣고 대국에서 의원 아니 임금님 사위를 불러갔대요

그래 불려가서랑 그 자 하나면 죽은 사람 다 살리니깐, 거기 가설랑 먼저 조선 임금의 딸 고친 걸 얘기하면서 또 그대로 해 달라니깐 그렇게 해주더래요. 그래서 그 환자, 천자의 딸두 그렇게 해서 병을 곤쳐 줬는데 역시 대국 천자의 딸두 그런 말을 하더래요.

“나두 어차피 저 사람의 손이 안 갈데, 갈 데 없이? 다 갔으니깐 저 사람하구 살겠다.”구

그래 가지구서는 조선 임금의 딸은 큰마누라가 되고 대국 천자의 딸은 소실(小室)이 되더래요. 그래 가지구설랄 잘 사는데 그제 가서야 자기 꿈 이야기를 하는데

“인제는 내가 꿈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그래.

니가 무슨 꿈을 꿨길래 그렇게 거만을 떨었나?” 하니까는

“다른게 아니라 처음에는 은대야에다가 세수를 했는데, 그 다움에는 세수를 할려니깐? 금대야에다 했습니다.”

그러더래유. 그래 그 은대야에다 세수를 한 거는 임금의 딸하구 살려구 세술한거구, 금대야에 세술 한 거는 대국 천자의 딸하구 결혼하라구 아마 그렇게 될랴고 그랬던 모양이죠.

 

 

<한국문학총서 3 구비문학 (해냄 출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