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명화감상//2014년 7월>

단원 김홍도(1745-1806)의 <단원풍속도첩>

종이에 수믁담채
28x 24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보물 제527호.

김홍도는 한국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잘 알려진 조선 최고의 화가다. 그는 특히 풍속화의 대가로 알려졌지만 산수화, 인물화, 불화, 동물화, 초충화 등 모든 방면의 그림들을 그렸고 그때마다 최고의 실력을 보여주었다.

중인으로 몰락한 무반 출신의 집안에서 태어난 김홍도는 7-8세의 어릴 적부터 문인화가(전문적인 화원이 아니라 벼슬도 하면서 그림도 그리는) 강세황의 문하에서 글을 배우고 그림공부를 하였다.

스승 강세황으로부터 ‘신동’(신필)이라는 칭찬을 들을 정도로 그림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난 김홍도는 21세에 궁중의 화원으로 발탁되었고 29세때에는 영조의 어진을 그렸으며 정조때에는 어진을 그렸을 뿐 아니라 특별한 총애를 받았다고 한다.

강세황은 김홍도의 그림을 “스스로 터득하여 독창적인 수준에 이르렀으며 교묘하게 하늘의 조화를 빼았을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극찬하였다.
김홍도는 명나라 시절 사대부 화가로 시서화에 뛰어났던 이유방의 호를 따서 ‘단원’이라고 지었는데 재능만이 뛰어난 화원보다는 시서화에 두루 통달한 ‘문사이자 화가’가 되기를 바랐던 것 같다.

김홍도의 대표작이라고 부를만한 것을 꼽으라면 단연 <단원풍속도첩>이 될것이다. 풍속도란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표현한 그림으로 단원의 풍속도들은 특히 이조시대 서민들의 삶의 모습을 자유스럽고 신묘하게 표현한 것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있다.

<단원풍속도첩>에는 일, 놀이, 관례, 생활상 등 다양한 삶의 모습이 25점의 화폭에 펼쳐져 있는데 김홍도는 이 화첩을 통해서 풍속화의 주제뿐 아니라 기법면에서도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었다. >

그는 통속적인 주제들을 과감하게 표현하였다. 정통적으로 금기시 하거나 꺼리는 에로티시즘이나, 전통사회의 불평등 등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으며 화풍에서도 어떤 도식적인 표현이 아니라 사실적인 표현으로 실제적인 모습을 생동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별다른 배경 없이 풍속장면만 부각시켜 묘사한 극적인 구성은 등장인물등의? 감정속으로 쉽게 몰입하도록 한다.

<단원풍속도첩>은 현실을 단순히 사실적이고 해학적으로 표현한데 의미가 있을뿐 아니라 오랜세월동안 굳어진 권위와 위엄의 껍대기를 깨뜨리고 진정한 사실적인 모습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었다는데 보다 큰 의의가 있다 하겠다. ???

단원 풍속도첩(檀園風俗圖帖)은 단원 김홍도의 대표적인 화첩으로 1918년 구입했을 당시 모두 27점이었으나 1967년 원 화첩의 마지막에 있었던 군선도 2점을 별도의 족자로 꾸미면서 풍속도 25점만이 새로운 화첩으로 꾸며졌다고 한다.
이 화첩에는 <글방〉·〈밭갈이〉·〈활쏘기〉·〈씨름〉·〈행상〉·〈무동〉·〈기와이기〉·〈대장간〉·〈나늘이〉·〈시주〉·〈나루터〉·〈주막〉·〈고누놀이〉·〈빨래터〉·〈우물가〉·〈담배썰기〉·〈자리짜기〉·〈벼타작〉·〈그림감상〉·〈길쌈〉·〈말징박기〉·〈고기잡이〉·〈신행길〉·〈점심〉·〈장터길〉 등 당시 풍속에 대한 다양한 관심과 예리한 관찰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실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