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 Gallery> 2007년 5월 1일

*해설을 곁들인 명화감상

*장 후랑소아 밀레(Jean Francais Millet 1814-75) 의 <만종>

해설 임 이 섭

황혼에 붉게 물든 농장에서 하루의 감자추수를 끝내고, 피곤한 젊은 농부 부부가 다정하게 일을 마무리 하고 있을때, 적막을 깨뜨리는 만종 (Angelus)의 음악이 저녁 노을을 타고 끝 없이 퍼져 간다. (16세기 부터 캐토릭교회에서는 아침 종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억하며 기도하고, 낮 종은 그의 수난을, 저녁 종은 그리스도의 강생을 기리며 기도하도록 시간 맟추어 종을 울리는 습관이 전해오고 있었다.)

이 교회 종소리는 순박한 농부의 영혼에 스며들어,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경건 하게 머리를 숙이고 두손을 모아 바쁘고 힘들었던 하루를 하나님께 감사한다.

불란서의 농촌 화가 밀레가 1859년에 그린 “만종”은 20세기 초반에 전 세계를 감동시켜 마치 성경의 한 페이지 처럼 그 복제 사진은 세계 방방 곡곡의 벽을 장식하는 미술사상 가장 유명하고 사랑 받는 명화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많은 미술품이 대중의 이해를 얻기 쉽지 않은데 반해 이 그림은 국적을 막론하고, 유,무식을 가리지 않고 그 아름답고 경건함이 그대로 전달되어 누구나 이 그림속에 동참하게 된다.

그런데 이 평화로운 명작을 그린 화가 밀레의 생애는 한 농촌 사람으로, 병고와 빈곤의 연속이었다 “만종을 그린 해에도 부인은 만삭인데 먹을 끼니가 없어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한탄하는 편지를 친지에게 보낼 정도였다. 밀레는 1814년 불란서의 북서부 시골 농부의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특출한 기독교 환경에서 고전을 많이 읽으면서, 특히 성경에 심취하였다고 한다.

어려서 부터 탁월했던 그의 미술적 재능을 인정받아 파리에서 미술 수업을 시작하여 정교한 인물화로 정평을 받았으나, 시골 농촌으로 돌아와 땀 흘리며 일하는 농부들을 주제로 많은 작품을 만들어 냈다. “이삭 줍는 여인들”과 “씨 뿌리는 소년”등이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며 사회주의 예술가로 칭송을 받기도 하였다. 또한 밀레는 밴 고호와 수라같은 화가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주어 불란서 인상주의 미술의 산파 역할을 했다고도 볼수있다.

(이 해설을 쓰신 임이섭님은 서울미대와 IIT의 Institute of Design 에서 응용미술을 전공하고, 시카고 교외 Lincolnwood 에 거주하면서 평화 미술에 관심을 갖고 작품 제작과 전시를 거듭하여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