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명화> 신라의 천마도(天馬圖)
해설 유 동 식
신라고분에는 벽화가 거의 없다. 그 대신 부장품들이 풍부하다. 천마총의 경우엔 금관, 곡옥 등 장신구와 청동기, 토기, 유리제품, 마구 등이 출토되었다. 그 중에도 마구장비인 말다래에 그린 <천마도>는 5세기 경의 신라인들의 신앙과 미술의 실상을 전해 주는 귀중품이다.
갈기와 꼬리털을 바람에 휘날리며 하늘을 달리는 모습으로 그린 <천마도>는 고구려 무용총 천정에 그린 날개 달린 <천마도>와 흡사하다. 여기에서 우리는 공통된 고대 북방문화의 흐름을 볼 수 있다
고대 한인은 북방의 기마민족인 예맥족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그들의 종교는 가무로써 하느님을 섬기는 원시무교였다. 이것이 남하하면서 백두대간을 사이에 두고, 서쪽으로는 고구려와 백제문화를 형성해 갔고, 동쪽으로는 신라문화를 형성해 갔다. 그런데 신라는 중국에 인접한 고구려와 백제와는 달리 백두대간에 가로막혀 중국문화를 더디 수용했다. 그만치 무교적 전통문화를 오래 간직해 왔다.
<천마도>의 내용을 말해 주는 부장품으로는 금관이 있다. 금관에 달린 날출(出)자 모양의 생명나무와 사슴뿔 모양의 장식은 시베리아 샤만의 관을 닮고 있다. 본시 남해왕 차차옹이 무당이었다는 기록 등으로 보아 이것은 무교문화가 남긴 작품들이다.
<천마도>는 무당이 굿을 통해 영적 하늘 세계를 왕래하는 데 필요한 말의 그림이며, 죽은 이들이 또한 저승으로 날아가는데 필요한 천마의 그림이다.
<천마도> 역시 <백호도>와 마찬가지로 하늘의 기운을 타고 날아가고 있다. 그 모습에는 무교적인 생동감이 넘쳐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역동적이며 창조적인 신라의 곡선을 볼 수 있다.
(이 해설을 쓰신 素琴 유동식님은 연세대학교에서 은퇴한 신학자로 한국의 토착종교와, 예술에 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였으며 <풍류도와 한국의 종교사상><풍류도와 예술신학>등 다수의 저서가 있습니다. 직접 그림도 그리며 풍류를 즐기는 노학자이십니다)
신라의 천마도(天馬圖)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