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나무/명화감상/2016년 11월>

피터 브뤼겔(Pieter Brueghel the Elder,. 1525 - 1569)의

<바벨탑(The Tower of Babel)> c.1563

oil on panel
114cm츠 155cm츠(45 in x 61 in)
비엔나의 쿤스트 역사박물관 소장

16세기 상반기(1525년경)에 네델란드의 안트웹 근처의 브루겔(Breugel)에서 출생한 것으로 알려진 피터 브뤼겔은 네델란드 르네상스 시대에 활약한 예술가이다.

풍경화와 농부들의 생활을 주로 그렸던 그는 ‘농부 브뤼겔’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는 안트웹의 성 루가성당의 미술조합원으로 강단배경화 등 성화들을 그리면서 그림수업을 하였으며 농부들의 옷을 입고 농부들과 어울리면서 그림의 소재를 찾았고 특히 말년에는 가난한 농부들의 소박한 농춘생활을 즐겨 많은 민속화들을 남겼다. 30여세가 되어서 이태리를 방문한 그는 로마에 들려 르네상스 명장들의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영감을 얻었으며 알프스를 거쳐 돌아오는 길에 자연과 풍경화에 대한 영감을 얻기도 했다.

브뤼겔이 활동하던 때 서방 유럽은 사상적 종교적으로 격동기였다. 이태리에서는 인본주의가 절정기를 지나고 있었으며 독일에서는 종교개혁의 깃발이 높이 들렸던 시대로 low europe인 서부의 네델란드와 벨지움 등에서는 지역별로 캐톨릭과 프로테스탄트가 알력이 심하던 때였다. 브뤼겔은 이러한 환경가운데서 벨지움을 중심으로 활동하였다.

그는 농민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위 장르미술과 풍경화를 많이 그렸는데 당시에는 별로 유행하지 않던 것으로 그로부터 농촌의 풍속들과 생활상을 그린 민족화가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는 또한 종교화들도 많이 그렸으며 역사나 신화를 주제로한 그림들도 그렸다.

그의 특징은 그가 살아온 벨지움을 배경으로 종교화를 그린것이다. 벨지움의 풍경을 배경으로 성경의 주제들을 다룬 그의 성화들은 남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으며 ?생의 후반부에 와서는 농촌의 풍경과 독특한 행사들을 화폭에 담는데 주력하였다.

여기 소개하는 바벨탑은 구약성경 창세기 11장에 나오는 <바벨탑 건축이야기>를? 형상화 한 것으로 그 웅장한 규모가 지금은 뼈대만 남은 로마의 원형경기장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가 1552-53년에 로마를 방문하여 보았던 그때의 인상을 통해 구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브뤼겔은 평생에 <바벨탑>이란 제목의 작품을 3개 만들었는데 하나는 상아에 조각한 작은 작품으로 이것은 작품이 전해지지 않고 있으며 두번째 그린 그림이 지금 소개하는 비엔나 미술관에 소장된 것이고 세번째 것이 노틀담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것으로(아래의 그림을 보라) 그림의 사이즈가 반밖에 안되기 때문에 ‘Little”이란 이름이 앞에 붙는 바벨탑이다. 같은 해에 그렸지만 먼저번 것 보다는 반밖에 안되는 작은 그림으로 탑은 훨씬 더 높이 올라갔지만 역시 미완성의 탑으로 그려져 있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바벨탑’ 기사의 초점은 탑을 쌓아 하나님에게 이를 수 있으리라는 인간의 자만심에 대한 심판이다. 브뤼겔도 여기에 초점을 맞추어 미완성의 탑에 다른 한쪽에는 이미 붕괴되기 시작한 인간의 건축기술의 불완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뒤로 펼쳐져 있는 배경은 당시 무역의 세계적인 중심지였던 안트웹 도시라고 한다. 또 다른 바벨탑을 상징하는 것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