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설을 곁들인 명화감상   ▒  

한국의 예술-수월 관음도  

<늘푸른나무/문화산책/2014년 2월>

한국의 예술 2 <수월 관음도>

 

수월관음도-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

서양의 미술사에서 기독교미술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미술에서도 종교를 대상으로 또는 주제로 한 미술이 중요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 특히 불교가 국교로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던 신라에서의 불상들과 고려시대의 불상들은 신앙심과 예술적인 기교가 잘 합쳐진 그 시대가 자랑하는 정교한 조각품들로 예술적인 가치 또한 대단하다.

그러나 고구려의 고분벽화처럼 오색으로 채색하여 그 화려함을 뽑내면서도 불화로서의 은은한 기교를 뿜어내며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린 고려의 불화들 역시 고려청자와 함께 한국의 미를 잘 들어내는 명화들이다.

흔히 탱화라 부르는 불화는 불교의 경전 특히 <화엄경>의 이야기를 불박이 벽화가 아니라 두루마리 형식으로 제작하여 실내에 봉안하거나 사찰 바깥에서 야외법회용으로 사용한 괘불의 두 가지 형식으로 사용된 것인데 고려불화들은 고려중기에서부터 시작하여 고려 후기 원 나라의 간섭을 받던 14세기 전반 새로운 지배층인 권문세도가 등장하면서 이들이 복을 구하기 위해 불화를 만들어 특정 사찰이나 개인의 원당을 지어 안치하면서 크게 유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동이 용이한 두루말이 형식이어서 불상이나 석탑들과는 달리 고려불화들은 일본, 유럽, 미국 등지로 유출되어 현재 160여 점이 전해져 오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나마도 한국에는 5점 만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불화가운데 가장 많이 남아있고 예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수월관음도>를 꼽고 있다. <화엄경>에 나오는 깨달음의 길을 찾아 나선 선재동자가 인도에 있는 보타락가산에 있는 관음보살을 찾아가 그 앞에 앉아 설법을 듣는 장면을 그린 <수월관음도>는 투명한 천의(天衣)를 걸친 관세음보살이 기암괴석의 대좌 위에 반가부좌의 자세로 앉아 있으며 한 발을 흰 파도 위로 솟은 연꽃 위에 올려놓고 있다. 하단의 귀퉁이에는 선재동자가 합장을 하고 관세음보살을 올려다보고 있으며 관음보살의 뒤로는 보름달과 같은 크고 둥근 원 두개(두광, 신광)가 투명하게 빛나고 있다. 보통 투명한 신광의 뒤로 버드나무 가지가 꽂힌 정병이 놓여 있고 그 외 산호, 쌍죽(雙竹), 파랑새 등이 그려지기도 한다. 

둥근 보름달을 연상시키는 관음보살의 두광(머리에서 나오는 광채)과 신광(몸에서 나오는 광채)이 은은한 달빛이 강물에 두루 비추이듯 온화한 자비의 광명으로 중생들을 보듬어 주는 달에 불이 비친듯이 흰 천을 걸친 청정(淸淨)한 보살이란 뜻에서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라 이름하였다.

한국인들에게는 낯이 선 기암절벽들이 배경을 이루는데 그것은 관음보살이 거주한다고 하는 인도 남부의 바다에 있는 보타락가산(寶陀洛伽山, Potalaka)에 대한 <화엄경>의 설명, “바다 위에 산이 있어 많은 성현이 계시는데 많은 보물로서 이루어져 지극히 청정하며, 꽃과 과실수가 가득하고 샘이 못에 흘러 모든 것이 구족하다”를 표현한 것이다.

고려 때 제작된 수월관음도 가운데 최고의 명품으로 꼽히는 것이 충선왕의 비(妃)인 숙비(淑妃)의 발원으로 제작된 것으로 현존 불화중 가장 클 뿐 아니라 최고의 예술적 가치를 지닌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려불화의 아름다움과 특징이 그대로 담겨있다는 것인데 궁전 예문춘추관 소속 화가들이 畵師 김우의 지도 아래 제작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 수월관음도는 고려 말에 일본으로 유출되어 아직도 그곳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설 김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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