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설을 곁들인 명화감상   ▒  

명화감상-폴 세잔느의 <사과바구니(The Basket of Apples>  

<늘푸른나무/문화산책/2013년 1월>

폴 세잔느(Paul Cezanne, 1839-1906)의

<사과바구니(The Basket of Apples), 1893>

 

oil on canvas
65 cm x 80 cm(25.6 in x 31.5 in)
Art Institute of Chicago

지난 1년간 미국, 시카고에 있는 Art Institute of Chicago에 소장되어 있는 미국화가들의 작품들을 주로 다루었지만 새해를 맞이하면서 기분전환도 할겸 역시 같은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프랑스와 유럽의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들을 주로 다루어보려고 한다.

세잔느는 프랑스의 후기 인상파 화가로 19세기의 인상주의가 급격한 변화를 가져온 20세기의 입체주의(cubism) 로 변모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었고 그 사이에 다리역활을 하여 마티스와 피카소 등 20세기 현대화가들로부터 아버지라 불리는 대가이다.

이름으로 보아서는 이태리 혈통을 가진듯한 세잔느는 남부 프랑스 출신으로 은행가인 아버지와 발랄하고 낭만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당시의 화가들에 비해 비교적 여유로운 환경에서 예술가의 기질을 키우며 작품활동을 할 수 있었다. 한때 아버지의 강요로 법학을 공부하기도 하였으나 파리로가서 인상파 화가 Camille Pissarro를 만나 미술을 계속하였고 아버지도 많은 유산을 남겨주어 작품활동에 전념할 수 있었다.

초기에 그는 상상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인물들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였는데 점차적으로 가벼우면서 비 현실적인 그림으로 발전하였다. 그런가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이 관찰한 것을 가능한한 정확하게 묘사하려 하였는데 그 하나의 방법이 자신이 관찰로 인식한 것들을 단순한 형식으로 기본적인 색 중심으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말년에는 파리에서 멀리 떨어진 고향으로 돌아가 작품활동을 하면서 이때 정물화, 초상화, 풍경화 등을 주로 그렸다. 정물화(靜物畵)는 당시에 별로 인기없는 장르였는데 전통의 제한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의미를 부여하면서 그릴 수 있어 세잔느가 다시 그리기 시작했고 피카소, 마티스 등 20세기의 화가들도 즐겨 그리는 장르가 되었다.

여기에 소개하는 <사과 바구니(Basket of Apples)> 역시 이 때(1895)에 그린 작품으로 와인 한 병, 바구니와 테이블 보 위에 흩어져 있는 과일들, 그릇 속에 들어있는 케익이나 빵들 그리고 꾸겨져 있는 테이블 보 등 색다를 것이 없는 정물이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자세히 들여다 보면 무언가 잘못된 부분들이 눈에 들어 온다. 테이블 한쪽이 낮아 과일들이 밑으로 굴러떨어질듯 한가 하면 테이블 다리가 부러졌는지 벽돌장으로 받쳐 놓은듯도 하고 와인병도 한쪽으로 기울었으며 접시에 쌓여 있는 빵들이 자연스럽지 못하게 쌓여있는데다 밑에 있는 빵은 찌러진듯. 테이블 보를 펼쳤으면 벽돌장들을 가릴 수 있었을텐데 그냥 꾸겨 놓고, 보면 볼수록 정상적이 아닌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세잔느가 분명 의도적으로 이렇게 기하학적으로 균형이 맞지 않는 정물을 그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카메라 사진이 아니라 망원경과 같이 정상적인 눈의 관찰을 통해 인식된 것 그대로가 아니라 약간 다르면서도 동시에 같은 시각적 변화를 가미함으로 완전히 다른 미적 인식을 경험하도록 하려는 의도가 들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카메라가 나오면서 더 이상 중세기나 루네상스기와 같은 정물은 존재의미가 사라진 것이다.

1906년 67세로 프랑스 남부의 고향에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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