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Cafe Terrace at Night

1888
Oil on Canvas
2' 8" x 2' 2" (81 cm x 65 cm)
Kroller-Muller Museum
Otterio, Netherlands

자신의 귀를 짜르고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고 알려진 네델란드의 화가 반 고흐의 작품으로 파란 외투를 입고 짤린 귀를 감싼 ‘자화상’과 함께 화려한 색깔의 ‘별이 빛나는 밤”이 그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졌다.

‘밤의 카페 테라스’(Cafe Terrace at Night)’는 그가 1888년 가을에 그린 작품으로 다른 그림들과 같이 색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고흐는 누이에게 보낸 편지에서 최근에 완성된 이 그림에 대해 설명하면서 밤의 풍경이지만 테라스를 비추는 밝은 노랑색의 조명과 별들이 반짝이는 짓푸른 색의 하늘 그리고 길 건너편의 불켜진 가게들의 창문을 통해 비치는 불빛의 반사로 보도까지도 진초록과 보라색으로 아름답게 그려졌다면서 깜한색을 사용하지 않고 밤 풍경을 그려낼 수 있었다는 것을 무척 대견해 하였다.

밤이 늦은 시간인듯 조명이 환한데도 손님들은 안으로 통하는 문이 있는 안쪽으로 몰려들 앉아 있고 사람들의 모습은 웨이터인듯 가운데 서있는 사람을 빼고는 10여명쯤 되는데 분명치가 않다.

1888년 9월에 완성했다니 한여름 밤, 친지들과 함께 커피 한잔 하면서 담소를 나누려고 나온 사람들이려니 하고 넘길 수도 있는데 카페에 모인 이 사람들이 보통사람들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와 시선을 끌고 있다.

카페에 모인 이들은 도합 12 명으로(긴 머리를 한 중앙의 인물과 나머지 손님들, 건물 안으로 향하는 그늘에 가린 인물, 그리고 카페 쪽을 바라보는 광채가 나는 인물들을 합하면) 사실은 이들이 익명의 인물들이 즐기는 저녁 한때가 아니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암시하는 반 고흐판 ‘최후의 만찬’이라는 주장이다.

네델란드 개혁교회 목사의 아들로 삼촌 역시 유명한 신학자였던 고흐는 한때 신학을 공부하고 자신이 선교사가 되려고 여러 차례 시도하였으나 실패하고 27-8세에 이르러서 미술을 전공하기로 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 고흐가 자신의 그림에 종교적인 암시를 담았다고 하여 놀랄 일은 아닌듯 하다.

특히 고흐 연구자로 알려진 재러드 백스터가 반 고흐와 종교샹징에 대한 다양한 이론을 제시하는데 최근(2015년)에도 네델란드 미학협회에서 같은 주장을 하였다고 한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문을 열고 카페로 들어가려는 검은 복장의 인물이 가롯 유다를 상징하며 전체 그림가운데 십자가를 상징하는 표식들을 여럿 발견할 수 있고 가운데 서있는 사람의 머리 위에 밝은 등불이 비추도록 하여 흔히 예수의 후광을 상징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 고흐는 이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 동생에게 쓴 편지에서 “종교에 관한 엄청난 갈망을 느낀다”고 언급했으며 종교적 상징의 대가로 잘 알려진 네델랜드의 렘브란트에 고흐가 한때 심취했었다는 사실은 수수꺼끼를 풀어주는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수꺼끼같은 삶을 살았던 반 고흐,근래에 연구자들을 통해서 기행과 자살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이 알려지는 가운데 과연 그의 작품들을 통해서 수수꺼끼의 매듭이 풀릴런지? 아니면 미스테리가 더욱 깊어 질런지? 지켜 볼 일이다.(해설 김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