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글로리아 밴더빌트
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
외로운 여름과
거짓 꽃이 시들고 나서도
기나긴 세월이 흐를 때
사랑은 천천히 오는것
조용히 천천히
땅속에 뿌리박은
밀처럼 사랑은 . . .
사랑은 살며시 뿌리로 스며드는 것
씨앗이 싹트듯
달이 커지듯 천천히
Love Quietly Comes-Gloria Vanderbilt
Love Quietly comes
Long in time
After Solitary Summers
And false blooms blighted
Love Slowly comes . . . .
Quietly slowly
Shafts of wheat
Underground love is . . .
Love slips into roots
Speouts shoot
Slow as the moon swells.
*Gloria Bvanderbilt(1924- )-미국의 여류시인, 디자이너. 철도왕 밴더빌트의 딸로 두 살 때 부친이 사망하자 400만 달라를 상속받았다. 탁월한 예술적 감각을 발휘해 손수 디자인한 청바지로 대성공을 거뒀고 1955년 첫 시집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활동했다.
*장영희의 한 마다-무엇이든 빠르게, 크게, 높게, 물리적 효율성으로 가치를 평가받는 시대입니다. 사랑도 덩달아 빨리빨리, 숨이 턱까지 차올라 사랑의 향기도 기쁨도 저만치 달아날 것만 같습니다. 사랑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화려하게 휘리릭 피어나는 꽃 같은 사랑은 잠시 얼굴에 미소를 띠게 하지만 오랜 인내와 희생, 기다림을 견디는 사랑은 마음속 깊이 뿌리내립니다.
칼릴 지브란은 “보이지 않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너무 크게, 너무 많이 보이는 것도 진정한 사랑이 아닐지 모릅니다.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깊어지고 커지는 사랑이야말로 사랑의 참맛을 느끼게 하지 않을까요.
장영희의 영미시산책 ‘생일’(비체)에서
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글로리아 밴더빌트 
